의료는 과학기술, 정보통신의 발전과 더불어 하루가 달리 변하고 있다. 지금 의료는 어떤 식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그것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
과학기술부가 최근 발간한 '2004년도 과학기술연감'은 이 같은 질문에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우선 인간 게놈프로젝트의 완성으로 인간 유전체의 비밀이 밝혀짐에 따라 개개인의 유전적인 특성에 따른 맞춤의학이 보건의료 혁명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의약품은 사람의 체질이나 상태 등이 무시된 채 질병 자체를 대상으로 개발이 되어 부작용을 가져왔다. 실제로 병을 고치기 위해선 부작용을 감수해야만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항암제 부작용이다.
하지만 약품 개발 초기단계부터 약물유전체학을 접목해 특정 유전자 형질을 가진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사람 중심의 치료제를 개발하면 부작용을 크게 낮추고 약효는 탁월한 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연감은 또 지능형 의약품을 가까운 미래의 보건의료혁명으로 꼽고 있다. 일명 스마트필(smart pill)이라고 부르는 이 의약품은 질병의 원인부위로만 찾아가서 적절한 약물농도가 유지될 수 있게 지속적으로 장기간 방출시킨다. 약효는 최대한 유지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환자의 편의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보건의료와 IT의 결합이 일대 혁명을 가져올 것이다. 세계적인 통신인프라를 갖춘 국내의 경우 이를 활용한 원격진료가 급속히 보편화될 전망이다.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원격진료를 받는 e-Health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설된 서울대 분당병원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집에서도 환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한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새로운 개념의 의료는 선진국에서는 상용화되고 있다. 라이프 셔츠(Life Shirt) 시스템은 30여 종의 심폐 관련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는 옷과 측정된 데이터를 기록하고 저장할 수 있는 기억장치 등을 갖춘 특수옷으로 이미 전 세계 1천여 병원에 보급돼 있다.
홈 케어를 위한 장비들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가정에 설치된 모니터는 사람의 생활 상태를 관찰한다. 예를 들어 거울에 서면 피부 변화 여부를 감지해 병원으로 데이터를 전송해 필요한 조치를 받을 수 있다. 또 컴퓨터가 만성질환자에게 먹을 약과 복용시간을 알려주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어웨어 홈(Aware Home)이란 시스템은 부엌의 캐비닛 주변에 설치된 여러 대의 카메라와 모니터를 통해 최근까지 한 요리 순서를 연재만화처럼 보여줌으로써 기억력을 증진시켜주는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현대 의학은 좀 더 지능적인 방법으로 질병 정복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의학의 발전을 이끌고 있는 과학기술의 발달은 새로운 질병을 만들기도 한다. 기술문명의 딜레마가 여기에 있다.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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