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교영기자의 의료이야기-(33)다가온 첨단의학, 질병 완전정복 해낼까

의료는 과학기술, 정보통신의 발전과 더불어 하루가 달리 변하고 있다. 지금 의료는 어떤 식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그것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

과학기술부가 최근 발간한 '2004년도 과학기술연감'은 이 같은 질문에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우선 인간 게놈프로젝트의 완성으로 인간 유전체의 비밀이 밝혀짐에 따라 개개인의 유전적인 특성에 따른 맞춤의학이 보건의료 혁명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의약품은 사람의 체질이나 상태 등이 무시된 채 질병 자체를 대상으로 개발이 되어 부작용을 가져왔다. 실제로 병을 고치기 위해선 부작용을 감수해야만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항암제 부작용이다.

하지만 약품 개발 초기단계부터 약물유전체학을 접목해 특정 유전자 형질을 가진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사람 중심의 치료제를 개발하면 부작용을 크게 낮추고 약효는 탁월한 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연감은 또 지능형 의약품을 가까운 미래의 보건의료혁명으로 꼽고 있다. 일명 스마트필(smart pill)이라고 부르는 이 의약품은 질병의 원인부위로만 찾아가서 적절한 약물농도가 유지될 수 있게 지속적으로 장기간 방출시킨다. 약효는 최대한 유지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환자의 편의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보건의료와 IT의 결합이 일대 혁명을 가져올 것이다. 세계적인 통신인프라를 갖춘 국내의 경우 이를 활용한 원격진료가 급속히 보편화될 전망이다.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원격진료를 받는 e-Health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설된 서울대 분당병원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집에서도 환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한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새로운 개념의 의료는 선진국에서는 상용화되고 있다. 라이프 셔츠(Life Shirt) 시스템은 30여 종의 심폐 관련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는 옷과 측정된 데이터를 기록하고 저장할 수 있는 기억장치 등을 갖춘 특수옷으로 이미 전 세계 1천여 병원에 보급돼 있다.

홈 케어를 위한 장비들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가정에 설치된 모니터는 사람의 생활 상태를 관찰한다. 예를 들어 거울에 서면 피부 변화 여부를 감지해 병원으로 데이터를 전송해 필요한 조치를 받을 수 있다. 또 컴퓨터가 만성질환자에게 먹을 약과 복용시간을 알려주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어웨어 홈(Aware Home)이란 시스템은 부엌의 캐비닛 주변에 설치된 여러 대의 카메라와 모니터를 통해 최근까지 한 요리 순서를 연재만화처럼 보여줌으로써 기억력을 증진시켜주는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현대 의학은 좀 더 지능적인 방법으로 질병 정복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의학의 발전을 이끌고 있는 과학기술의 발달은 새로운 질병을 만들기도 한다. 기술문명의 딜레마가 여기에 있다.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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