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해병대 6·25 참전용사 방한

"노병은 사라졌지만 땀은 헛되지 않았다"

"노병이 젊은 시절 흘렸던 땀은 헛되지 않았다.

"

6·25전쟁 55주년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미 해병대 6·25 참전용사 방문단이 해병의 산실인 포항 해병대 제1사단을 방문했다.

6·25 참전용사 15명과 미망인 1명, 가족 3명 등 모두 19명으로 구성된 방문단은 60, 70대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1사단을 직접 방문해 식을 줄 모르는 한국 사랑과 해병대 사랑을 과시했다.

이들은 장병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한 뒤 내무실을 둘러봤으며 한국형 상륙돌격 장갑차를 직접 타보는 등 잠시나마 젊은 시절 해병으로 되돌아가기도 했다.

이어 부대 내 역사관에서 의장대 시범을 관람한 후 한국 해병대의 역사와 발전 과정을 담은 해병대 소개 영화를 시청하며 장년기에 들어선 한국 해병대의 발전상을 확인하는 시간도 가졌다.

부대 관계자로부터 6·25 전쟁 당시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한·미 해병대가 함께 싸운 인천상륙작전과 도솔산지구 전투, 펀치볼 전투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당시를 떠올리며 감회에 젖기도 했다.

인천상륙작전에 참전, 지난해 3월 사망한 고 에드워드씨의 미망인 어니스턴 여사는 "남편은 한국전쟁 때 구한 태극기를 50여 년 동안 고이 간직하며 한국방문을 원했었다"면서 "남편이 참석하지 못한 이 자리가 정말 안타깝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한국전 당시 원산 지역에서 한국 해병대와 생사고락을 같이 했던 미 해병 해리(73)씨는 부대 견학을 마친 뒤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바친 노병의 젊음이 헛되지 않아 가슴 뿌듯하다"며 "한·미 간의 혈맹이 후세에도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일 한국에 도착한 방문단은 국내 전승지와 산업계, 관광지 등을 둘러보고 오는 12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사진: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했던 고 에드워드 데이빗씨의 미망인

어니스턴 데이빗 여사(사진 왼쪽)가 부대 내 역사관에서 남편이 50여 년간 고이 간직한 태극기를 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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