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양극화 해소가 가장 시급한 문제다. 인구과밀과 교통 혼잡, 환경 오염 등 수도권 집중의 폐해는 수없이 많다. 이로 인해 성장 잠재력이 저하되고 사회 통합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근 이해찬 총리와 손학규 경기도 지사는 수도권 공장 신'증설 허용을 놓고 설전(舌戰)을 벌였다.
논란의 쟁점은 국내 첨단산업 및 외국인 투자 기업의 수도권 공장 신'증설 및 입주 허용 기간을 정하고 있는 산업 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 문제이다. 대기업 공장의 신설을 일절 금지하고 기존 공장 증설 면적도 100% 범위 내에서 허용하는 시행령을 하루빨리 개정해 수도권의 공장 신'증설을 허용하자는 게 경기도의 입장이다. 반면 정부는 행정복합도시 건설 및 공공기관 지방 이전 속도에 맞춰 규제를 푼다는 방침이다.
이를 지켜보는 비수도권의 입장은 착잡하다 못해 참담하다. 비수도권 지역에서 성장한 기업조차 수도권으로 몰려가고 있는 터에 수도권의 공장 신'증설을 무제한 허용할 경우 비수도권의 대기업 유치는 물 건너가고, 지방 경제는 고사(枯死)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구만 해도 테크노폴리스를 비롯해 무산될 처지에 놓인 패션어패럴밸리 등에 입주할 기업을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산업자원부는 9일 산업 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의 시행령을 개정해 외국인 투자 기업뿐 아니라 국내 기업의 수도권 공장 신'증설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 총리의 말은 비수도권을 의식한 '정치적 수사(修辭)'에 불과한 셈이다. 수도권의 공장 신'증설을 허용해 지방 경제의 고사를 방치할 경우 '참여 정부'의 지역 균형 개발 공약은 부도가 났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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