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7시 김천 장애인복지회관에서는 김천 늘푸른학교 제4회 졸업식 및 수료식이 있었다.
이런저런 사연으로 늦깎이 한글을 깨우친 40~70대 중·노년층 20명이 한글반 수료증을 받았고 대입과 고입 검정고시에 당당히 합격한 30, 40대 중년 4명이 해당 과정을 졸업했다.
중·고·대입 검정고시반은 그동안 3차례 졸업식이 있었지만 한글반 수료식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더욱 뜻깊다.
"너무 가난해 학교를 못 다녔고 한글조차 읽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너무나 배우고 싶었지만 가르쳐주는 곳이 없었습니다.
1년 정도 공부한 끝에 이젠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됐습니다.
비록 늦었지만 앞으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다니며 사람답게 살겠습니다.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
한글반 수료생을 대표해 인사에 나선 김홍연(43·김천시 농소면)씨는 자신이 직접 작성한 글을 또박또박 읽어 내려가다 눈시울을 붉혔다.
100여 명의 행사 참석자들은 최고령인 신태남(74) 할머니를 비롯한 20명의 한글반 수료생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한글을 깨친 이들은 이제 초등학교 과정으로 진학해 공부를 계속하게 된다.
김천시 남산동의 김천 늘푸른학교에는 현재 중·고등부 50명, 한글 초등반 40명 등 90여 명이 만학의 길을 걷고 있다.
연령층은 30~50대가 절반 정도이고, 나머지는 10대와 60, 70대 노인들이다.
지난 2000년 4월 학교 문을 연 이후 모두 84명이 중·고등부 과정을 마쳤고 이 중 12명은 대학에 진학했다.
김천지역에선 유일한 이 야학교는 강국원(45) 교장이 거의 사비를 털다시피 해 운영하고 있다.
이경엽 김천 남산 신경정형외과 원장을 비롯한 여러 후원자들과 현직 중·고교 교사 19명 등 32명의 교사들이 자원봉사하지만 운영은 늘 빠듯하다.
강 교장은 "아직도 지역마다 한글을 못 읽고 못 쓰는 사람들 숫자가 만만치 않지만 이들을 위한 교육공간은 절대 부족하다.
체면 때문에도 배우기 힘든데 그나마 배울 곳이 없으니 한글 깨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앞으로 한글초등반에 많은 관심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학생들은 자꾸 늘고 교실 공간은 좁아 걱정이 많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배우러 왔으면 한다"고 했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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