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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빛살지역아동센터 최지혜 소장…소외계층 자녀들 보살핌 헌신

"엄마, 밥 주세요."

초등학교 6학년인 김형철(12·가명) 군은 수업이 끝나자마자 집으로 가지 않고 엄마(?)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 밥을 달라고 씩씩하게 외친다.

형철 군이 달려가는 곳은 최근 개소한 '포항빛살지역아동센터'. 엄마는 이 곳을 책임지고 있는 최지혜(41·여) 소장이다.

최 소장이 남편과 뜻을 모아 사재를 털어 마련한 이 곳은 올망졸망한 소외계층 어린이 20여 명이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으며 사랑과 꿈을 키워나가는 보금자리다. 최 소장 역시 어렵게 자라서 소외계층 어린이들에 대한 관심이 많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게 됐으며 일선 동사무소에서 계약직으로 잠시 근무하면서 불우 아동에 대한 애착이 깊어갔다.

결국 남편을 졸라 사재를 털어 아이들의 보금자리를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포스코 제강부에 근무하는 남편 황석주(43)씨 역시 사내 봉사단에서 열심히 활동해오고 있어서 아내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다. 최 소장은 그동안 알뜰살뜰 저축한 5천만 원을 털어 지난달 송도동에 40평 규모의 아동센터를 마련했다.

빛살지역아동센터가 문을 열자 소식을 들은 이웃들이 아이들을 위해 쌀과 과자, 고기, 텔레비전을 주는 등 십시일반 도움에 나섰다. 시설이 꾸려지자 아이들이 하나 둘 씩 모여들었다. 처음 5명에 불과했던 아이들이 지금은 25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대부분 결손 가정의 아이들.

빛살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은 해맑기 그지없다. 학원 문턱조차 밟기 힘든 아이들에게 이 곳은 훌륭한 공부방이며, 놀이터다. 같은 처지의 친구들과 마음껏 공부하며 뛰놀수 있어서 눈치 볼 필요도 없어 좋다. 아이들은 이 곳에서 간식과 저녁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 학습과 풍선아트, 종이접기, 예절교육 등을 배운다.

형철 군은 "이 곳에서 저녁도 먹고 많은 친구들을 사귈수 있어서 정말 좋다"면서 "학원에도 못다녔는데 공부까지 할 수 있어 동생과 함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구는 "소장님이 자상하게 잘 대해주셔서 꼭 친엄마 같다는 착각이 들때가 많다"며 웃었다.

최 소장은 때론 몸이 힘들지만 그래도 자신을 따라주는 아이들과 밥을 지어주는 박영주 할머니, 무료로 논술을 지도하는 수필가 박은주씨, 상담사 배영미씨 등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사랑에 힘을 얻는다. 월 250만 원 가량 드는 운영비는 후원자와 독지가의 도움으로 충당하고 있다. 각계의 온정이 아이들이 훌륭하게 성장하는 토양이 되고 있는 것이다.

최 소장은 "눈물을 모르는 눈으로는 진리를 보지 못하며, 아픔을 겪지 않은 마음으로는 사람을 모른다"면서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랄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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