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만화 박정희'(시대의창)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칼날을 정면으로 들이대고 있는 만큼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박정희 정권의 공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만화라는 매체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데다 영화 '그 때 그사람들'처럼 법적으로 명예훼손 여부를 다툴 만한 내용도 담고 있어 그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전망되는 것.
전 2권으로 된 이 만화는 유신정권의 종말을 고했던 1979년 10·26사건에서 시작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으로 펼쳐진다.
첫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친일 행각을 그린 대목이 논란이 될 듯하다.
일본의 만주군관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진충보국 멸사봉공', 즉 충성을 다해 나라에 보답하고 목숨을 바쳐 국가를 받들겠다는 내용의 혈서를 쓴다는 부분이나 우수한 성적으로 일본 육사를 졸업하고 황군 장교로 임관한 박정희가 항일군 토벌에 나선 것으로 그려지는 대목 등은 박 전 대통령의 친일 행위를 기정사실로 묘사하고 있다.
두 번째 권에서는 여자 문제를 거론한 대목이 유족들의 반발을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과의 대통령 선거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과정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세를 돕기 위해 청와대에 남아 있으라는 말을 어기고 대전으로 내려간 육영수 여사가 박 대통령이 다른 여자와 호텔방에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치를 떠는 만화 장면은 상당히 자극적이다.
이와 함께 최근 프랑스 파리 외곽의 양계장 살해설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의 실종 사건을 다룬 '김형욱을 누가 죽였나'라는 부분도 논란을 야기할 듯하다.
박 전 대통령이 권총을 김형욱에게 겨누며 죽일 기세로 "뭣이 어째고 어째? 이 배신자놈!"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그려져, 김형욱 실종사건에 박 전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고 암시하기 때문이다
만화에는 김형욱이 프랑스 양계장이 아닌 서울 근교 폐차장에서 암살요원들에 의해 폐차에 깔려 죽는 것으로 처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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