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일본 히로시마 인근 히바야마(比婆山)에서 열린 제16회 국제산악마라톤대회는 정작 선수들보다 자원봉사자들과 지역주민들이 주목받은 대회였다.
대회에는 일본 국내외에서 200여 명의 가족을 포함해 620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산 속 2km의 트레킹 코스에서 치러진 대회였지만 전혀 혼잡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대회 성공의 공로자는 자원봉사자들과 지역주민들이었다.
이날 대회를 위해 자원봉사에 참여한 인원은 공식적으로 214명. 그 중에서도 이번 행사를 주최한 히로시마 산악연맹 소속의 120여 명은 대부분 60대를 넘긴 어르신이었다.
이들은 대회진행은 물론 선수 안전, 산 속에서의 코스안내까지 도맡았다.
"대회 2주 전부터 주말마다 현장에 와서 행사준비를 해 왔다"는 한 자원봉사자의 얼굴에는 전혀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대회가 열린 히로시마현 쇼바라(庄原)시 지역 주민들이 선수들에게 식사와 음료수, 따뜻한 차를 무료로 제공했는데 준비에서부터 주민들의 호응이 대단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주민들뿐만 아니라 시와 교육청, 상공회의소 등에서도 이번 대회를 주민 화합의 계기로 삼자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쇼바라시 교육위원회 교육장 후쿠나가씨도 이 같은 점을 강조했다.
그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자원봉사 참여를 묻는 질문에 "올해는 건강한 지역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 슬로건이었다"며 "이번 대회를 위해 주민과 시청 등 관공서, 산악연맹이 함께 힘을 모았다"고 말했다.
히로시마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이나 더 가야하는 작은 산골마을에서 치러진 국제대회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깔끔한 운영 뒤에는 이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던 것이다.
자원봉사자와 주민들이 앞장서서 이끌어가는 국제대회. 어떤 행사든 관공서가 나서지 않으면 잘 진행되지 않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박운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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