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특유의 여러 문화현상 중 가장 대표적이면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 바로 '댓글(리플 또는 답글)'이다. 댓글은 일상화한 지 오래고, 네티즌들의 관심도가 그 수로 가늠되기도 한다. 그래서 아예 글쓴이가 댓글을 꼭 달아달라고 애원하는 경우도 빈번하며 최근에는 '댓글놀이'라는 것도 유행하고 있다.
댓글 자체가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무엇보다 쌍방향 의사소통에 의한 실시간 토론이 가능하다. 따라서 한 주제에 대해 풍부한 정보와 다양한 관점을 손쉽게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짧은 시간 내에 사람들의 관심을 환기시켜 바람직한 여론을 형성하는 순기능이 있어서다.
문제는 저급하거나 악의적 의도를 가진 댓글이다. 그 그늘은 예상 외로 심각하다. 군중 심리는 말초적이고 선정적인 부추김에 의해 쉽게 공격 성향으로 변질한다. 또한 인터넷에는 익명성이라는 고유 특징이 있다. 이 두 가지가 결합해 비판이 아닌 비난에만 몰두하는 이른바 '악플'을 양산하고 있고, 그 폐해는 자못 심각하다.
어느 연예인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게재됐다고 치자. 그 기사의 본질적인 비판은 곧 사라지고, 일단 외모에 대한 악감정부터 시작된다. 이어 아무 관계도 없는 가족의 신상도 공개되고, 나중에는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까지 만들어 낸다. 그리고 사실 확인도 없이 무작정 동조하거나 더 부풀리는 댓글이 잇따른다. 결국 당사자는 항변해 볼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명예 실추는 물론이고 생업 유지마저 어려워지는 것이다. 더구나 이젠 평범한 시민들도 그 표적이 되곤 한다.
저급하고, 악의적인 댓글은 무자비한 폭력이며 그에 상응한 법적 책임도 반드시 따른다. 정신적 발달이 물질적 발달을 따라가지 못하는 '문화지체' 현상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더욱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토론문화가 댓글을 통해 성숙해야 한다.
최준영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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