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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만에 대구전 갖는 원로화가 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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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디지털을 지우자"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림도 변해가는 것입니다.

미술은 시대의 흐름을 담아야 하는 게 아닌가요?" 25년 만에 고향 대구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원로화가 김구림(69)씨. 그는 언제나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을 정도로 새로운 시도를 해왔다.

1958년 대구 미공보관에서 첫 개인전을 연 이후 설치작업, 조각, 퍼포먼스, 비디오 아트, 드로잉, 판화를 비롯해 영화, 연극연출, 무용안무, 무대미술 등 다양한 활동으로 미술계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이슈를 몰고 다녔다.

이 때문에 일관된 흐름이 없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그는 과거 작품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이처럼 끊임없는 변신으로 미술계 안팎의 주목을 받아온 그는 개인전에서 컴퓨터로 대변되는 기계화 시대를 은유하기 위해 디지털 이미지를 사용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잡지에 인쇄된 사진을 디지털프린팅한 후 인체를 극대화한 화면 위에 물감을 덧입혀 복합적인 화면을 구성한 것. 의미 없는 상(想) 위에 의미 없는 붓질을 가하자 오히려 의미가 일어나는 것이라고나 할까.

"가장 흔한 디지털 이미지를 물감으로 지움으로써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익숙하게 보이는 디지털 이미지를 지워나가는 것은 기계 문명에 대한 저 나름의 저항이죠."

15년의 미국 생활을 마무리하고 2000년 한국으로 무대를 옮겼지만 대구에 대한 향수를 늘 품고 있었다는 그는 "고향 대구에서 전시를 꼭 하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나를 불러주네요. 화가는 시대를 앞서가야 해요. 시대가 변하는 대로 작품도 변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1958년 작품부터 1990년대까지 '음양 시리즈', '인간 시리즈' 등을 감상할 수 있다.

6월 11일까지 우손갤러리. 053)753-5551.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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