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찰이 새총으로 골프공 발사

화성 署 경비교통과장 직위해제

40여 일째 농성중인 경기도 오산 세교택지개발지구 철거민들에게 경찰이 철제 새총을 이용해 골프공을 발사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농성 현장 지휘 책임자인 화성경찰서 경비교통과장이 새총 제작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은 26일 "세교지구 W빌라 철거민들을 향해 경찰이 새총으로 골프공을 발사했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따라 감찰조사를 벌인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

"라며"화성경찰서 일부 직원들로부터 경비교통과장의 지시로 새총을 만들었다는 진술도 받았다.

"라고 밝혔다.

이들은 쇠파이프로 V자 모양의 높이 1m, 폭 50㎝의 철제 새총을 만든 뒤 철거민들이 있는 W빌라를 향해 한밤중에 골프공 등을 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자체조사과정에서 이들은 "철거민들이 사용하는 새총을 본떠 만들어 3, 4차례 발사했으며 철거민들이 갖고 있는 골프공 등 시위도구를 소진시키기 위해서 사용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에 따라 새총 제작을 직접 지시한 책임을 물어 화성경찰서 경비교통과장 박종규(54) 경정을 이 날짜로 직위 해제했다.

그러나 오산자치시민연대는 "경찰이 이달 초부터 지난 20일까지 밤 11시부터 새벽 2시 사이 W빌라를 향해 골프공과 쇠로 만든 너트 등을 수시로 쏴 철거민 2명이 머리 등에 상처를 입었고 창문도 깨졌다"며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들은 "철거민들이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의사에게 경찰의 위법 사실을 알렸으며 관련 사진도 확보했다"고 밝히고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정복을 입은 전투경찰관 2명과 사복 차림의 경찰관 1명이 함께 새총을 고정하고 있고, 10여m 뒤 경찰버스 옆에 지휘관으로 보이는 2명이 이 광경을 지켜보는 모습이 잡혀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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