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재갑 국립암센터 원장 WHO 금연공로賞

세계금연의 날(31일)에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금연 공로상을 받은 박재갑 국립암센터 원장은 '금연 전도사'다.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박 원장 앞에서 아예 담배를 꺼내지도 못한다. 담배를 빼어 물다간 불호령이 떨어진다. 그래서 박 원장 주변은 항상 '담배 청정지역'이 된다.

그는 흡연으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 담배의 제조·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의 입법 청원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의원 230여 명을 만나 167명의 서명을 얻어냈다. 국회 재적 의원(299명)의 절반을 상회하는 숫자다.

앞으로 의원 50여 명의 서명을 더 받아 연내 입법 청원을 할 계획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10년 뒤부터는 우리나라에서 담배가 소멸되게 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담배의 제조·판매를 금지하고 있는 나라는 부탄 정도다.

그는 매주마다 전국 곳곳을 찾아다니며 금연 특강을 하고 있다. '담배는 독극물'이라는 게 강연 주제다. 그의 금연운동은 성격대로 뚝심 있고 일관되게 추진되고 있다.

"담배는 발암물질인 니코틴의 전달매개 물질로 독극물로 보면 된다"면서 "WHO도 60여 종의 발암물질과 4천여 종의 화학물질이 들어있는 담배를 마리화나보다 더 중독성이 강한 독극물로 분류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국립암센터 초대 원장직을 맡다 보니 자연스럽게 담배와의 전쟁을 벌이게 됐다고 한다.

그는 "명색이 암센터 원장인데 금연운동을 하지 않으면 국민 질타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암센터에 입원하는 암환자의 20~30% 정도가 담배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담뱃값 인상으로 경제성장률이 떨어졌다'는 주장에 대해선 언성이 한층 높아진다.

"흡연으로 매일 130명이 죽어가고 있는데 국민 생명을 담보로 경제성장을 이룩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박 원장의 담배 폐해론은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된다. 남성의 경우 정력 감퇴의 요인이 되고, 여성에게는 신생아 출산에 극도의 악영향을 미친다는 논지도 그 한 가닥이다.

그는 "담배가 폐암만 유발한다고 착각하기 쉬우나 폐는 물론 구강과 혀, 식도 등 담배연기가 지나가는 모든 부위에 암을 유발하는 직접적 요인이 된다"면서 금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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