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살인장면이 담겨있는 컴퓨터게임을 보는 듯 참혹했습니다".
19일 오전 김모(22) 일병이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해 장병 8명이 숨진 경기도 연천군 중면 최전방 GP를 방문하고 돌아온 군의 한 관계자는 현장의 모습을 이같이 전했다.
신병훈련소에서 5주간 혹독한 신체훈련과 정신수양을 하고 북한군과 마주한 최전방 GP에서 근무중인 병사가 전우들을 끔찍하게 살인한 장면이 마치 컴퓨터 게임속의 장면 같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총기를 난사한 김 일병은 거의 '컴퓨터 게임광'에 가까울 정도로 게임을즐긴 것으로 동료 병사들은 진술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김 일병이 GP에 마련된 '인터넷 PC방'을 이용해 게임을 즐겼을 가능성이 제기된만큼 고참병들의 언어폭력도 김 일병의 컴퓨터 게임과 무관치 않았을 것이란 추론도가능해보인다.
GP 병력의 대다수인 상병 고참들은 김 일병과 같은 신세대 병사지만 이미 권위주의적인 군대 문화에 익숙해져버린 만큼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김 일병의 모습을우호적으로 대하긴 힘들었을 것이란 추론이다.
군 관계자는 "김 일병이 컴퓨터 게임을 즐겼다는 병사들의 진술이 있었다"며 " 만약 그가 컴퓨터 게임을 광적으로 즐겼다면 순간적으로 내부구조가 사각형인 GP 내부를 같은 사각형 컴퓨터 화면속의 가상현실로 착각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 말했다.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김 일병이 부대내에서 컴퓨터 게임을 즐긴 것으로 확인된다면 참혹하고 계획적인 흔적이 역력한 이번 사건 또한 김 일병이 즐긴 특정 컴퓨터게임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군 관계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김 일병은 고참들이 말을 걸거나 지시를 하면 대답을 잘 하지 않거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는 부대원들의 증언은 게임세대의 한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분석도 나오고 있다.
부천의 모대학에 재학중인 김 일병은 싸이월드에 깔끔하게 편집된 미니홈피를개설, 여느 신세대처럼 글과 사진을 올려 방문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등 컴퓨터에 능숙한 솜씨를 보여주고 있다. 군당국도 게임세대에 부응하는 인권 및 인성교육 대책을 마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군 관계자는 "각급 부대를 통해 신세대 장병들의 미니홈피 개설 여부를 설문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그들의 독특한 문화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효과적인 인성·인권·부대적응 교육 방안이 마련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게임세대들의 '튀는 생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눈높이에서 봐주고 권위주의적이고 고답적인 군대문화를 조속히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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