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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시범마을' 칠곡 동명 가천리 새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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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덩 쿵더쿵!

칠곡군 동명면 가천리 마을회관. 밤만 되면 이 마을은 북과 장구 소리로 들썩거린다. 동네 사람들은 밭일을 마친 뒤 저녁식사를 하고 나면 마을회관으로 발길을 옮기기 시작한다. 오후 8시쯤이면 마을은 온통 풍물장단 속으로 빠져든다.

굿거리장단에서부터 자진모리, 휘모리장단으로 넘어가면서 숨아 가빠지고 손놀림도 현란해진다. 옆에서 구경하는 주민들조차 궁싯궁싯 저절로 엉덩이와 어깨가 들썩인다.

칠곡군이 지난해 평생교육도시로 지정되고 난 후 달라진 마을풍경이다. 주민들은 낮에 일하고 저녁에 취미생활로 풍물을 배운다. 군은 평생학습도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동명면 가천리를 '배움의 시범마을'로 지정했다. 지난달 29일 개강식을 갖고 본격적인 수업을 시작했다.

수업방식은 교육 형태에서 완전히 탈피했다. 전국 최초로 주민들이 원하는 마을을 '배움의 시범마을'로 선정하고 교육과목과 강사도 주민 스스로 선택하게 했다.

가천리 주민들이 선택한 교육과목은 '풍물놀이'다. 강사도 대구시 무형문화재2호인 날뫼북춤 지도자 윤종곤씨를 주민들이 선정했다. 주민들과 풍물놀이에 참가하고 있는 김종선 군의원은 "가천리는 110가구에 270여 명의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임에도 불구하고 30대 며느리부터 60대의 시어머니까지 한데 어울려 정말 재미있게 교육에 참가하고 있어 농촌지역의 새로운 풍속도가 펼쳐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민들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이틀 동안 하루에 2시간씩 풍물수업을 한다. 군은 시범마을 육성을 위하여 1천만 원의 교육비를 지원했다. 지원받은 교육비는 강사 수당과 장구, 북 등 악기 구입에 사용됐다.

배움의 시범마을 최두순(54) 추진위원장은 "주민들이 마을을 대표하는 풍물단을 구성하는 것이 꿈"이라며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풍물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배상도 칠곡군수는 "교육인적자원부에서도 배움의 시범마을 사업을 바람직한 평생사회교육의 모델이라고 평가하며 향후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칠곡·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사진:배움의 시범마을인 칠곡군 동명면 가천리 주민들이 풍물교실에서 신명나게 수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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