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창들이 자랑스럽구나."
17일 낮 동아쇼핑 9층 '아름다운 가게'에서는 보기 드문 동창회가 열려 종일 손님들로 북적댔다. 이날 행사는 경일여고 총동창회가 아름다운 가게 매장을 빌려 연 '아름다운 동창회'. 동창회원들이 기부한 갖가지 물품들이 진열대에 올랐고 일일 판매원으로 나선 10여 명의 회원들은 환한 표정으로 물건 판매에 여념이 없었다. 웃고 떠드는 식의 여느 동창회와는 사뭇 다른 풍경.
김형주(41·대구미래대 애니메이션과 교수) 동창회장은 "동창회 하면 기부금을 모아 모교에 전달하거나 친목을 도모하는 행사로 떠올리기 쉽지만 진정한 동창회의 역할은 선배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후배에게 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들은 이날 행사를 위해 3개월 전부터 400여 명의 동창들에게 연락, 물품 기부를 요청했다. 도착한 물건들을 분류하는 데만 꼬박 일주일이 걸렸다.
매장에는 의류에서부터 장난감, 도자기, 액자, 동화책, 공예품, 인형, 검도복까지 작게는 300원부터 5만 원의 고가품(?)까지 다양한 물품들이 모였다.
아름다운 가게 박상규 간사는 "동창회가 주최하는 행사는 처음인데 학교마다 릴레이로 열면 동창회 문화를 바꾸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랜만에 만난 동창회원들은 물건을 파는 틈틈이 안부를 물으며 웃음꽃을 피웠다. '고2 수학여행 때', '가사실습 중', '눈오는 날' 등 풋풋했던 여고시절의 사진도 매장 한 쪽에 걸어 회원들을 설레게 했다.
이경아(39)씨는 "손수건, 양말세트를 내놓았는데 좋은 주인을 찾았으면 좋겠다"며 "어려운 이웃도 돕고 선배 언니들과 만나니 그때 그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동창회 측은 이날 수익금 전액을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사진: 경일여고 동창회는 17일 동아쇼핑 9층에서 '아름다운 동창회'를 열어 성황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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