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일 택시기사된 이병석 의원

"사납금 맞추기 정말 힘드네요

"먹고 살기 어렵다는 말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이고, 최근에는 주5일 근무로 인해 늘어난 가계 소비지출 부담이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됐네요."

20일 오전, 자신의 지역구인 경북 포항에서 택시를 몰던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이 짬을 내 기자에게 전화로 던진 첫마디다. 이 의원은 민생 현장의 의견 수렴을 위해 포항의 한 택시회사에 예비기사로 등록하고 이날부터 이틀간 직접 택시 운전에 나섰다.

해마다 듣는 얘기지만 승객들의 관심사는 경제 문제. 그는 최근 실직한 가장에게서 들은 '4인 가족이 빈사상태'라는 하소연과 주5일 근무 때문에 가계 소비지출 증가를 걱정하던 중년의 직장인이 던진 "주말이 되면 무섭다"는 말이 가장 인상에 남았다고 전했다.

택시 업계의 불만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한나라당이 제출한 영업용 LPG 차량에 대한 면세안이 처리되지 않은데 따른 후유증으로 택시업계가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 있으며, 다른 대중 교통의 이용률이 높아짐에 따라 기사들의 이직률 또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

특히 지난 4년간 택시 민생탐방을 한 자신의 경험에 비춰보더라도 택시 운행 수입의 감소는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4년 전에는 사납금을 입금하기 쉬웠지만 해마다 수입이 줄어 올해는 자신의 지갑을 열어 사납금을 맞추어야 할 처지라는 것. 실제로 운행 첫날 새벽 4시부터 오전 8시까지 4시간 동안 그의 '영업 실적'은 5천400원에 불과했다.

이 의원은 "짧은 기간이지만 청취한 민심을 국회에서 반영하겠다"며 "참여정부도 정권 초기 제시한 민생 로드맵을 완성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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