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홍대사 사의 수용 방침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안기부 불법도청 테이프 파문으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홍석현(洪錫炫) 주미대사의 사의를 수용키로 했다고 김만수(金晩洙) 청와대 대변인이 26일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사표 수리 시기는 주미대사로서 현안 처리에 필요한 기간을 고려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홍 대사는 사표가 수리될 때까지 당분간 워싱턴에서 주미대사로서의 6자회담 진행상황 점검 등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홍 대사는 25일 밤 김우식(金雨植)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홍 대사는 26일 대사관에서 "이번 일로 많은 국민의 가슴에 상처를 남긴 것 같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그런 분들께 용서를 구할 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사는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가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면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홍 대사의 사의표명 관련 보고를 받고 "주미대사로서 중요한 시기에 원만하게 업무수행을 해 왔는데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