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옛 포항제철)를 중심으로 '제철보국'의 기치 아래 근대화의 자양분을 제공했던 철강도시 포항. 후발국의 추격과 철강기업들의 타 시·도 투자로 포항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 포항시는 첨단과학분야에서 날로 위축돼 가는 철강산업을 대체하는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왜 첨단과학기술도시인가
포항은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BRICs)의 철강산업발전과 세계 철강경기 하락, 현대INI스틸과 동국제강, 동부제강 등 대형 철강사들의 진출로 미래를 철강산업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됐다.
현대INI스틸은 한보철강 인수 후 고로사업 추진을 위해 당진에 6조 원을 투자, 연산 350만t 규모의 고로 2기를 건설키로 했다. 동국제강도 지난 5월 자회사인 유니온스틸에 당진의 10만 평을 임대키로 했으며 동부제강은 연간 185만t을 생산하는 충남 아산만 공장에 연산 30만t 규모의 용융아연도금강판 설비를 갖추고 최근 가동했다.
이같이 포항 연고의 대형 철강업체들이 외지 투자를 강화하고 포항지역 설비는 매각하거나 아예 포항을 떠나 철강 본고장인 포항의 입지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김규만 포항시 첨단과학담당 계장은 "첨단과학도시로의 변신만이 포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때 세계적인 철강도시였다 철강산업 사양화로 위기를 맞았던 미국 피츠버그시가 미국 최고의 IT도시로 거듭난 것처럼 포항도 첨단산업으로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의 변신
포항시는 포스코를 중심으로 포항공대와 민간 최대 연구기관인 포항산업과학연구원과 포항테크노파크, 방사광가속기연구소와 바이오테크놀로지연구소가 자리 잡고 있어 첨단과학도시로서의 입지요건이 국내 어느 도시보다 뛰어나다. 최근에는 나노기술집적센터도 들어섰다.
포항시는 첨단소재 R&D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국내 최대의 생명공학연구센터 건립, 차세대 바이오 환경기술연구센터 개소, 포항지능로봇연구소 건립,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 유치, 지식기반산업 집적지구 조성사업 추진 등 세계적인 첨단과학도시가 되기 위한 인프라와 제도적 뒷받침을 확충하기 위해 전력질주하고 있다.
내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포스텍 내에 짓고 잇는 포항지능로봇연구소는 앞으로 6년간 480억 원이 투입된다. 연구소가 준공되면 국내는 물론 동북아 지능로봇 연구의 허브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월 착공한 나노기술집적센터도 2009년까지 5년간 1천104억 원을 투입해 나노소재·재료 분야의 산업화 지원을 하게 된다. 10년 내 나노융합기술을 사업화하는 벤처기업을 500개 이상 창출하는 기대효과도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0월 개관한 생명공학연구센터는 간염DNA백신과 고성능 바이오칩, 신기능 바이오칩센서, 항암제 등에 대한 연구로 기업과 75억여 원 상당의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으며 16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 밖에도 1천억 원이 투입되는 세계 최초의 제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건설하고 정보통신연구소 등 모두 75개의 미래성장동력산업 연구시설을 집중시켜 첨단과학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포항의 미래
오는 2011년이면 포항시의 인구는 현재 50만 명에서 80만 명으로 늘어나 준광역시로의 면모를 갖추게 되고 1인당 소득도 2만 불을 넘을 전망이다. 철강산업 의존형 산업구조에서 첨단산업이 포항을 대표하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또 1만 명의 우수 연구인력이 첨단산업을 이끌게 되며 100개가 넘는 다양한 벤처기업과 50개의 첨단소재 중핵기업이 산업발전과 고용창출을 이끌게 될 전망이다. 또한 영일만신항의 준공으로 대구경북의 화물이 몰리면서 포항이 환동해물류중심도시로 부각된다.
정장식 포항시장은 "첨단과학도시 기반이 조성되는 오는 2011년이면 명실공히 포항은 국내 최대의 첨단산업 클러스터로 성장하고 전국에서 가장 잘 사는 도시로 바뀌게 된다"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방사광가속기연구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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