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60주년을 맞았지만 아직도 일본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하지 못하고 망언을 일삼는 등 제국주의의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있어 편히 눈을 감을 수 없을 것 같아."
경북도내 애국지사 중 최고령인 김종호(98·경산시 진량읍 평사3리)옹. 16살 때부터 교회에 다닌 김 옹은 일제 말기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항일투쟁을 하다 체포돼 16개월 옥고를 치렀다.
당시에는 교회가 항일운동의 장소였다. 이들 교회와 교인들에 대한 일본경찰들의 감시와 박해가 심했다. 일경들은 교회를 폐쇄하기 위해 김 옹이 다닌던 평사교회와 인근의 상림·봉회교회 목사와 장로·집사 등이 대한민국 독립 만세, 일본 타도, 출애굽기를 거론하면서 조국이 해방 될 것이라고 설교했다는 것을 처벌의 구실로 삼았다.
일경은 1943년 6월 신사참배를 반대한 죄와 치안유지법 위반 혐의로 3개 교회 장로·집사 등 14명을 붙잡아 온갖 고문을 자행했다.
"매일 구타와 고춧가루 물고문을 했고 밤 10시쯤부터 또다시 고문을 시작했는데 그 시간은 죽으러 가는 시간이었지. 날마다 주님을 따라 가는 죽는 연습이었어."
김 옹은 일경에 붙잡혀 고문을 받고 대구형무소 수감되어 있는 16개월 동안 겪은 고통이 생생한 듯 몸서리를 쳤다.
"나라 사랑이란 것이 결코 특별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평범한 민초들이 조국의 광복을 위해 일제의 불의에 저항하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바로 애국이야."
김 옹은 고문의 후유증도 심했지만 워낙 타고난 건강 체질인 덕분에 지금도 매일 독서와 기록을 하면서 지낸다고 했다.
김 옹은 "죽기 전에 일제가 자신들의 침략주의 만행을 반성하고 새로운 동반자로 거듭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산·김진만기자?factk@imaeil.com
사진 : 경북도내 최고령 애국지사인 김종호(98·경산시 진량읍)옹이 일제 시대 때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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