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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말라

설움의 날 참고 견디면

머지 않아 기쁨의 날 오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언제나 슬픈 것

모든 것은 일순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다시 그리워지느니…

푸슈킨(1799~1837)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이 시는 너무 유명해서 진부해 보일 지경인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애송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소위 좋은 시가 지녀야 할 덕목들, 예컨대 텐션, 컨시트, 메타포어, 이미지, 위트 같은 게 별로 보이지 않는데도 왜 이 시가 폭넓은 사랑을 받는 것일까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이 시의 가장 큰 미덕은 희망의 메시지에 있는 것 같습니다. 설움의 현재를 견디면 기쁨의 미래가 온다는 소박한 희망…. 삶이 자신을 속인다고 슬퍼하고 노여워하면 결국 절망에 빠지겠지요. 그런데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니, 삶에 이르는 약은 희망일 것입니다. 괴테는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은 길을 잃고 헤매지만, 노력을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구원받는다고 말합니다. 이 때 포기하지 않게 하는 힘은 바로 희망이 아닐까요? 요즘 우리의 현실이 매우 어둡고 짜증스럽지만, 그래도 나지막하게 푸슈킨의 이 시를 암송해보면 어떨는지요? 이진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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