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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시절이 있었단다. 아무 것도 팔게 없어서 전쟁터에 가고 사막에도 가고 해서 먹을 것을 벌어오던 시절이 있었단다. 어딘지도 모르는 먼 나라에 석탄을 캐러 가고 시체 닦으러도 가고, 고향집 식구들을 위해서 남의 나라 전쟁에서 피를 흘리기도 했단다. 아무도 가지 않는 사막에서 미친듯이 일만 하다가, 고국에서 온 가수의 노랫소리에 제 설움을 못 이긴 장년의 남자들이 눈물을 흘리던 시절이 있었단다.

밥 먹고 사는 일하고 아무 상관도 없어보이는 일로 쌈박질을 하다 못해 전쟁까지 벌여대는 사람들이 너무너무 징그럽고, 아무리 해도 입에 풀칠도 제대로 안 되는 시절이 하도 억울해서, 먹고 사는 거 하나만 해결된다면 지옥의 불구덩이라도 두말 없이 뛰어 들어갔던 그런 시절이 있었단다. 배부르게 밥 한 번 먹어보는 것이 온 백성의 소원이던, 그래서 새끼들 입에 밥 들어가는 재미에 제 몸 죽는지 사는지도 모르고 죽자 사자 일만 하던 그런 황당하고 미련하던 시절이 있었단다.

온 세상의 험하고 턱없는 일들을 미친듯이 도맡아서 해치우던 그때 정신력, 투혼, 철야 등은 아무 일에나 무조건 붙어 있는 말이었단다. '악'과 '깡' 이런 거 말고는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가난한 나라에서, 멋지고 폼나는 외국애들 보면서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자신들의 처지가 너무나 억울하고 뼈에 사무쳐서 언젠가는 아니 우리 애들은 이꼴 안보게 하겠다고 뼈가 바스러지도록 일만 해댄 그런 시절이 있었단다.

'하면 된다' 밖에 믿을 게 없던 시절, 해서 안 되면 새끼들 다 굶어 죽으니까 무조건 달려들어 해치워야 했던, 지금 생각해도 분하고 억울하고 눈물겨운 그런 시절이 있었단다. 너희들이 서 있는 이 땅에, 잿더미만 남은 허허벌판에 피와 땀과 골수를 마지막 한 방울까지 아낌없이 쏟아부었던 그런 분들이 계셨단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계셨다.

범어연세치과원장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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