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의원 國監준비 어떻게 하고있나

예결·상임위 결산 속에도 현안 챙기기

정기국회가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역 정치권의 준비 활동이 예년만 못하다. 사상 처음으로 정기국회 개회 이전에 전년도 결산안 심사를 하느라 예결위는 물론 상임위 결산까지 한꺼번에 이뤄지고 있어 의원들이 국정감사 준비에만 매달릴 수가 없기 때문. 이에 따라 이번 국정감사는 정책질의보다 정치공방의 장으로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에 상관없이 주요 지역현안은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지역출신 의원들도 적지 않다.

▲'바쁘다 바빠' 예결위원들.

"쉴 틈 없이 일하는데도 국정감사 준비는 손도 못 대고 있는 실정이에요." 최근 들어 국회 예결위원들이 한결같이 토로하는 이야기다.한나라당 김성조·주성영·주호영·김재원 의원 측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준비를 위해 정치 하한기인 지난 한 달 동안 분주했다. 지금도 정기국회는 물론 20일부터 3주간 진행되는 국정감사 자료 요청이 전무한 상태.

이들은 23일까지 정책질의를 한 뒤 24∼26일 부별 심사를 거쳐 31일 결산심사소위원회를 가동하고, 다음달 1일 전체회의에서 결산안을 승인할 예정이어서 정기국회 시작 전까지는 다른 일은 손도 못 댄다.

한 의원은 "지난 주말까지 휴일도 없이 밤샘 작업을 하고 있지만 예결위 질의 준비만도 벅찰 지경"이라며 "다만 이번 결산심사가 다음달 열리는 정기국회와 내년 예산안 심사를 앞둔 전초전의 성격을 갖는다는 점에서 위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상임위 변경 의원들도 분주

상임위를 바꾸거나 변경할 예정인 의원들도 바쁘기는 마찬가지. 생소한 분야라서 적응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상체제에 돌입했다.이명규 의원은 김무성 의원의 권유로 행자위에서 정무위로 변경할 예정이다. 내무부 차관 출신인 김 의원이 당 사무총장 업무가 바쁘다는 이유로 '친정행(?)'을 이 의원에 제안했기 때문. 사법고시를 패스한 이 의원도 공정거래법 등에서 나름대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에 정무위를 승낙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이 의원실 보좌진은 행자위 소관 부처들에 대한 감사준비 활동을 중단하고 은행 등 금융권의 문제점 발굴에 열을 내고 있다.

올 초 상임위를 변경한 임인배(산자위에서 건교위로) 이한구(정무위에서 재경위로) 곽성문(보건복지위에서 산자위로) 의원도 새로운 이슈 발굴 및 지역현안 해결을 위해 준비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세 명의 의원 모두 자신들이 원해서 상임위를 바꾼 케이스여서 이번 기회에 매운맛을 보여 주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지역 현안

과기정위 소속인 서상기 의원은 한국의 IT·NT·BT 기술을 융합하는 연구소(IT 융합기술연구센터)를 대구 ETRI 산하에 두는 것을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서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정부 측에 이를 집중 촉구할 예정이다. 부지 선정에 대한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대구 유치를 돕기 위해 사전 압력을 행사한다는 계획인 것.

당초 방폐장 부지 선정 문제가 이슈가 될 것으로 보였던 산자위는 주민투표안에 대해 지역여론이 모인 만큼 국회 차원에서는 더 이상 논의 않겠다는 분위기다. 대신에 지방 중소기업 지원책 촉구(이병석 의원), 밀라노 프로젝트 사업의 전반적 검토(곽성문 의원) 등 새로운 현안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 보겠다고 밝혔다.

행자위 소속 이인기 의원은 지역분권이 균형적·발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따질 계획이고, 농해수위 소속 이상배 의원은 쌀 이면협상으로 인한 과수농가 피해를 다시 한번 쟁점화할 예정이다.

대구 지하철의 사건·사고 건수(2천여 건)가 광주(0건)에 비해 왜 많은지 따져보겠다는 정희수 의원(건교위 소속)과 금강산 관광이 경주의 수학여행자 감소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를 조사하고 있는 정종복 의원(문광위 소속)의 활동도 기대된다.

재경위 이한구 의원과 건교위 임인배 의원은 각각 국가재정 건전성 부실, 김천역사 조기 완공 문제를 거듭 촉구한다.김석준 의원은 최근 대구가 가구수 대비 PC 보급률과 인터넷 이용률이 저조한 점을 지적하며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정부안 제시를 촉구할 계획이다.

이상곤·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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