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탁구가 'KRA컵 제17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허물고 단체전 결승에 오르는 '녹색 테이블의 반란'을 일으켰다.
한국은 28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여자 단체전 준결승전에서 에이스 김경아(대한항공.세계 8위)를 앞세워 세계 2위 니우지안펑이 이끄는 중국을 3-2로 힘겹게 따돌렸다.
한국 여자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 등 국제대회 단체전에서 중국을 이긴 건 남북한 단일팀으로 출전해 우승했던 지난 91년 지바 세계선수권 이후 14년 만이다.
아시아선수권에선 88년과 90년 대회 때 중국을 준결승에서 꺾은 뒤 결승에서 남북대결을 승리로 장식하며 2회 연속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다.
이로써 한국 여자는 난공불락의 철옹성으로 여겨졌던 중국을 격파, 이번 대회 예선리그 0-3 패배도 설욕했고 29일 낮 12시 홍콩과 대망의 결승전을 벌인다.
8강에서 '숙적' 싱가포르를 3-0으로 완파한 한국은 세계 1위 장이닝이 손목 부상으로 불참했음에도 니우지안펑과 세계 5위 궈예와 6위 궈얀을 내세운 중국에 객관적 전력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됐다.
하지만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옛 탁구여왕 현정화(KRA) 감독의 치밀한 전략과 선수들의 혼연일체된 강한 승부욕이 또 하나의 기적을 이뤄냈다.
현 감독은 1단식에 올해 상하이 세계선수권 때 단식 32강에서 세계 3위 왕난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던 '중국 킬러' 문현정(삼성생명)을 전진배치, 니우지안펑을 3-1(11-4 11-8 9-11 11-9)로 눌러 기선을 제압하는 효과를 거뒀다.
2단식 주자 김경아도 궈예를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따돌려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은희(단양군청)와 문현정이 궈얀과 궈예에 차례로 2-3과 0-3으로 덜미를 잡혀 2-2 균형을 허용했고 최종 승부는 5단식으로 넘어갔다.
5단식에 나선 2004아테네올림픽 단식 동메달리스트 김경아는 이번 대회 예선 0-3 패배를 포함해 상대전적 7전전패의 절대적 열세를 안긴 니우지안펑을 맞아 끈질긴 커트 수비에 이은 빠른 공격 전환으로 3-0(11-4 11-7 11-8)으로 제압, '녹색 테이블 기적'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현정화 감독은 "현정이가 니우지안펑을 잡아 기선을 잡아줬고 은희도 궈얀에 졌지만 끈질긴 승부로 긴장감을 유지했다. 또 자신감을 얻은 경아가 불리함을 딛고 마지막 승부를 잘 마무리해줬다"고 말했다.
김경아는 "예선 때 니우지안펑에게 완패해 꼭 이기고 싶은 마음이었고 전체적 분위기가 우리쪽으로 오면서 흔들린 니우지안펑을 파고 든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 남자도 앞서 일본과의 단체전 8강에서 유승민(삼성생명)과 오상은(KT&G)의 맹활약에 힘입어 3-0 승리를 낚아 29일 대만과 결승행 티켓을 다툰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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