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서공단 한 차부품업체 대표. 다가오는 추석에 걱정이 태산이다. 심각한 내수부진으로 자금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는 것.
"대구시나 은행이 지원하는 추석 자금 대출요? 돈 있는 사람들이 빌려가는 자금이죠. 자금사정이 어려운 기업들은 추석 자금 냄새도 맡기 힘듭니다."
제조업체 창업 전 금융기관에 근무했다는 그는 한마디로 잘라 얘기했다. '부채비율' '자기자본비율' 같은 2중, 3중의 신용심사를 통과할 수 있는 업체가 과연 몇 개나 되느냐고 되물었다. '유전유전(有錢有錢) 무전무전(無錢無錢)'이라는 것이다.
금융권은 물론 대구시까지 나선 기업 추석자금 지원이 절대 다수 기업들에게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대구시가 기업을 추천해서 금융권을 통해 지원이 이뤄지는 경영안정자금의 경우 담보가 없거나 모자란 기업은 아예 신청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금융권의 직접대출도 엄격하기는 마찬가지다.
대구3공단의 한 비철업체. 내수부진 때문에 대구시가 지원하는 경영안정자금을 받고 싶지만 문제는 대출 심사. 대구시 추천을 받아도 대출을 받으려면 금융권의 돋보기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이 회사 대표는 "대구시 경영안정자금은 이름만 대구시 자금이지, 실제로는 금융권이 대출여부를 좌우하는 자금"이라며 "금융권은 담보를 요구하는 것은 물론 담보가치도 시가의 절반 정도만 잡아줘, 실제 대출금을 받아쥐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가운데 대구시는 올해 추석 경영안정자금 추천대상으로 362개 업체, 대출금액 710억 원을 확정했다. 이 수치는 역내 업체의 심각한 자금난을 반영하듯 지난해 추석보다 추천액은 31.3%, 추천업체 수는 23.9% 늘어난 것이다. 시의 경영안정자금은 시 재정으로 일정 부분을 부담, 시중금리보다 2∼3%포인트 이자율이 낮다.
대구시 관계자는 "월급 줄 돈 등 당장 쓸 자금이 급하다는 기업들이 올해 유난히 많다"며 "시가 추천을 해줘도 실제 대출을 받아가는 기업은 많지 않아 금융권에 여러 번 대출 누락에 대한 이유를 문의해봤지만 시원한 대답을 받지 못해 안타깝다"고 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이맘때의 경우 437개 기업을 금융권에 추천했지만 대출이 이뤄진 업체는 220개뿐이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