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에 사는 도홍미(29·여)씨는 요즘 TV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그렇다고 도씨가 집에서 빈둥거리는 백조(?)는 아니다. 남들처럼 하루가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바쁜 직장인이다.
"어떻게 바쁜 직장인이 하루 종일 TV를 끼고 살 수 있다는 말인가?"
올해 5월 1일 본방송을 시작한 위성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던질 만하다. 그러나 8월 초 이미 전국적으로 위성DMB 가입자는 10만 명을 넘어섰고, 대구경북 가입자도 이달 말 1만 명을 돌파했다. 서비스가 본궤도에 진입하는데 필요한 30만 가입자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불과 3개월 만에 1년 앞선 일본보다 10배가 넘는 가입자를 확보했다는 점은 경이적이다.
한 달 전 위성DMB 휴대전화를 구입한 도씨는 길을 걷거나 시내버스, 지하철을 이용할 때 TV를 보는 것이 일상화됐다. 현재는 비디오 9개, 오디오 25개 등 34개 채널을 볼 수 있다. 올해 말쯤 비디오 14개, 오디오 25개, 데이터방송 1, 2개를 비롯해 40여 개 채널이 서비스될 경우 고객 만족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위성DMB 휴대전화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티브이 아웃'(TV OUT:영상출력) 기능. 길거리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엔 어쩔 수 없이 조그만 휴대전화 모니터로 위성DMB 방송을 시청하지만 집에서는 대형TV 화면에 위성DMB 휴대전화를 연결, 위성DMB 방송을 즐긴다.
위성DMB 대구경북총판 (주)아프로텍의 박성호 이사는 "내비게이터 등에 사용되는 차량용 모니터에 TV 연결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면, 위성DMB 휴대전화와 모니터를 연결해 위성DMB를 시청할 수도 있다"면서 "이럴 경우 차량전용 위성DMB 단말기를 설치하지 않고도 운전하면서 위성DMB를 볼 수 있어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또 "위성DMB 휴대전화를 이용, 차량용 모니터로 시청할 때는 차량의 카 오디오 시스템과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DMB를 전문적으로 설치하는 업소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성DMB가 생활문화를 바꾸며 급속하게 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는 반면 지상파DMB는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18일 KBS, MBC, SBS, YTNDMB, 한국DMB 등 5개 지상파 사업자들에게 정보통신부가 방송국 허가를 했지만 시범서비스조차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아직 유료냐 무료냐가 결정되지 못했고, 난시청 해결방안 및 이동통신사업자들과의 연계도 난항을 겪고 있는 탓이다.
정태영 아프로텍 대표는 "그동안 SK텔레콤 가입자만 위성DMB 휴대전화를 구입할 수 있었는데, 8월부터 KTF와 LG텔레콤 가입자도 위성DMB 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게 됐다"면서 "삼성, LG, SKY, 팬텍앤큐리텔 이외에 모토로라까지 가세하면서 올해 말에는 단말기 종류도 현재 6개에서 20여 개로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사진: 위성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휴대전화의'티브이 아웃'기능을 활용함으로써 길거리나 대중교통에서뿐만 아니라 집안의 TV와 차량 내에서도 위성방송을 즐길 수 있다. 자동차내비게이터를 통해 위성DMB를 보는 모습. 정우용기자 sajah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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