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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평 메밀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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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가산 이효석이 '메밀꽃 필 무렵'에서 표현한 그대로 활짝 핀 메밀밭은 숨이 막힐 만큼 아름다울 터. 특히 달빛에 젖은 메밀밭은 솜구름이 깔린 듯이 황홀하단다. 하지만 너무 큰 기대는 금물. 아직은 활짝 피지않아 숨이 막힐 지경까지는 아니다. 그래도 국도를 따라 봉평에 들어서면 메밀꽃의 정취와 가산 이효석의 문학 향기가 은근히 배어 나온다.

가산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인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이곳에선 9월 2일부터 11일까지 제7회 효석문화제를 연다. 이때가 메밀꽃의 절정이다.

효석문화제 관람포인트는 효석문화마을. 이 마을에 들어서면 끝없이 펼쳐진 메밀밭과 그 위로 내려앉은 하얀 꽃구름에 탄성을 내지르게 된다. 메밀꽃밭 속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걷다보면 누구나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당연지사. 하긴 메밀도 소설 속의 등장인물인 허생원을 닮았다. 한 늙은 장돌뱅이의 애환은 그대로 메밀꽃 속에 녹아있다. 그렇게 메밀꽃도 지독한 여름 볕을 이겨내고 흐드러지게 피어났을 게다. 딸랑딸랑 방울소리를 울리며 봉평장에서 대화장으로 향하던 허생원과 당나귀. 사랑의 추억과 인연의 끈질김…. 메밀꽃밭 속에 서면 그들의 사랑이야기가 더욱 애틋하다.

막 피기 시작한 메밀꽃밭 한쪽 고랑에서는 젊은 남녀가 또 다른 사랑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솜구름처럼 메밀꽃이 하얗게 깔린 들녘에서 쪽빛 하늘을 배경삼아 만드는 사랑. 소설처럼 애틋하지만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제일 규모가 큰 메밀꽃밭은 문화마을 입구 남안교를 지나 물레방앗간 뒤쪽에 있다. 식당 '메밀꽃사랑' 표지판을 따라 들어가면 식당 앞 너른 들판이 온통 메밀이다. 꽃은 이제 막 피기 시작했다. 식당 주인은 이번 주말부터 절정을 이룬 뒤 중순이후면 꽃이 진다고 일러줬다.

점심식사는 당연히 메밀국수와 메밀전. 거의 모든 식당에서 메밀음식을 낸다. 축제에 맞춰 대구답사마당(053-604-1835)은 9월 4일과 7일 당일 일정으로 봉평메밀밭 여행을 떠난다. 어른 3만5천 원. 대구여행촌(053-652-0779)에서도 9월 3일과 4일 봉평 메밀꽃축제와 대관령목장(3일), 허브나라(4일)에 들를 예정이다. 3만7천 원.

평창군청 문화관광과=033)330-2761, 효석문화제위원회=033)335-2323.

글·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사진·박노익기자 noik@imaeil.com

사진: 9월 2일부터 효석문화제가 열리는 강원도 봉평의 메밀꽃밭. 메밀꽃은 이번 주말 활짝 피어 '숨이 막힐 지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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