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교대 이전설 '해프닝'

"터무니없는 얘기입니다. 국립대를 누구 맘대로 옮깁니까?"

7일 오후 서울에서 열린 전국 교대 총장회의에 참석한 뒤 대구로 내려온 대구교대 장이권 총장은 교대 이전설에 대해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못박았다.

장 총장에 따르면 교대는 한 번도 이전 추진계획을 세우지 않았으며, 이전을 한다 해도 교육부의 승인을 받은 뒤 학생, 교수, 직원, 동창회 등 구성원들의 동의하에 옮겨야 한다는 것.

더욱이 교대는 지난 2월 13층 높이의 기숙사 건물을 완공했으며 12층짜리 교사교육센터도 신축하는 등 학교 시설현대화 사업이 한창이다.

학생, 교직원들도 이전설에 대해 '이전 주체는 생각도 없는데 주민, 구청이 오히려 들떠있다'고 황당해했다.

이전설은 ㅁ학원 이사장이 땅 기부 의사를 밝힌데다 남구청이 교대 이전 계획을 흘리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ㅁ학원 측은 교대가 이전할 경우 달성군 가창면 우록면 일대 45만 평 중 10만∼15만 평을 무상으로 기부할 수 있음을 밝혔다. 주민들은 "교대가 옮겨오고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 인구도 늘어나고 상권도 활성화될 것"이라며 한껏 기대에 부푼 표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남구청은 '전시 행정'의 전형이라 할 만한 모습을 보여줬다. 남구청은 교대 측의 의사도 물어보지 않고 교대 이전 계획서를 만들고 시청사를 이곳으로 유치하기 위해 홍보까지 했다. 교대 측이 남구청에 강하게 항의하자 이신학 남구청장은 지난주 교대 총장을 찾아가 해명하고 사과까지 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남구청 관계자는 "교대 이전을 검토한 것은 사실이지만 구청 권한 밖의 문제이기 때문에 남구 발전을 위해 밑그림을 그려본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교대 이전설은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군침만 삼킨 꼴'이 됐다. 일부에서는 손익계산까지 해가며 교대 이전에 열을 올렸다고 하니 쓴웃음만 날 뿐이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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