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파 간 분쟁에 의한 내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이라크에서 14일 시아파를 노린 것으로 보이는 테러공격이 잇따라 150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 이라크의 혼란 상황이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이는 지난달 31일 바그다드의 시아파 종교행사장에서 초래된 압사 사고로 1천 명가량이 한꺼번에 숨진 이후 하루 동안 발생한 인명피해로는 최대 규모이다. 이날 오전 6시 30분께 바그다드 북쪽의 카다미야 지역에서 시아파 주민들을 겨냥한 것으로 확실시되는 대형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이 테러로 114명이 죽고 158명이 부상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지만 사망자 수는 보도 매체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보도되는 사망자 수가 늘어나고 있어 피해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목격자들은 미니버스 1대가 카다미야의 오루바 광장 쪽으로 접근한 뒤 운전사가"일당 잡역부를 쓰겠다"고 소리질러 광장에 있던 사람들을 모이게 한 뒤 폭탄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한 목격자는 "폭발 당시 차량 주변에 수십 명이 몰려들었다"고 말했다. 내무부는 테러공격에 사용된 폭약량을 220㎏으로 추정했다. 폭발 충격으로 인근의 가게 50여 곳과 수십 대의 차량이 부서졌다.
이날 폭발이 일어난 카다미야 지역은 지난달 말 시아파 순례객 압사 사고가 발생한 곳으로, 저소득층 시아파 무슬림들이 밀집 거주하고 있다. 또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15㎞ 떨어진 타지에서는 이날 새벽 4시 30분께 무장괴한들이 시아파 주민들을 처형방식으로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수니파와 시아파가 섞여 살고 있는 타지는 이라크 북부의 유전지대인 키르쿠크와 쿠르드족 자치지역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위치한 교통의 요지이다. 현지 언론은 내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군인복장을 한 괴한들이 군 차량을 타고 타지에 나타나 시아파로 알려진 주민 17명을 집 밖으로 끌어내 눈을 가리고 수갑을 채운 뒤 총살하고 달아났다고 전했다.
희생자 중에는 경찰관 1명과 미군 부대에서 운전사 등으로 일하는 사람이 몇 명 포함돼 있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이밖에 바그다드 슐라 지역의 한 시아파 성직자 사무실 인근에서 차량폭탄이 터져 5명이 죽고 22명이 부상했으며, 서부 바그다드의 아델 지구에서도 순찰 중이던 이라크 군을 겨냥해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 폭탄이 터져 이라크 병사 3명이 사망했다.
AP통신은 이날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총 10여 건의 테러공격이 연쇄적으로 감행돼 총 152명이 사망하고 542명이 부상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이 가운데 적어도 3건은 미군을 겨냥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요르단 출신인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이끄는 것으로 알려진 '이라크 내 알 카에다' 조직은 이날 인터넷 성명에서 전국적인 폭탄테러 공세에 나섰다고 밝혀 바그다드 등에서 발생한 일련의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 성명은 "탈 아파르의 수니파에 대한 보복전이 시작됐음을 축하하며 이를 무슬림 민족에게 알린다"고 주장했다. 탈 아파르는 미군과 이라크군이 저항세력 소탕전을 벌여 최근 수일간 200여 명의 저항세력을 사살한 시리아 접경의 이라크 북부도시이다.
미군 관계자는 이날 발생한 일련의 폭탄테러는 내달 15일로 예정된 헌법안 국민투표를 무산시키고 미군과 이라크군이 탈 아파르에서 진행한 소탕작전에 대한 보복차원에서 계획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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