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실시된 독일 총선에서 보수 야당인 기민당(CDU)-기사당(CSU)연합이 집권 사민당(SPD)에 승리했으나 보수 정당이 연정 구성에 필요한 과반수 지지를 획득하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집권 사민당(SPD)과 녹색당의 '적-녹 연정'도 과반수를 얻지 못함에 따라 정권의 향배가 불투명해졌다.
18일 치러진 독일 총선에서 보수 야당인 기민당(CDU)-기사당(CSU) 연합이 전체 투표수의 35.2%를 득표, 225석을 차지했다고 독일선거관리위원회가 19일 공식 발표했다.
집권여당인 사민당(SPD)은 34.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222석을 차지했고 자민당(FDP)은 61석(9.8%), 녹색당은 51석(8.1%)을 얻었다. 299개 선거구 가운데 한 후보자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내달 2일로 투표가 연기된 드레스덴을 제외한 298개 선거구의 개표가 완료됐다.
한편, 이날 오후 6시(현지시간) 투표 마감 직후 ARD 방송이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 기민-기사당 연합은 35.5%, 사민당은 34%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민당과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녹색당은 8.5%, 기민-기사당 연합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돼 온 자민당은 10.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기민-기사당 연합과 자민당의 보수 정당 연합은 집권적-녹 연정에 승리했으나 연정구성을 위한 과반수 획득에는 실패했다. 독일 언론은 기존의 대결 구도인 '적-녹 연정'과 '흑-황 연정'이 모두 패배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출구조사 발표 후 여야 총리 후보는 각각 연정 주도 방침을 선언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사민당 지지자들에 행한 연설에서 "나는 앞으로 4년 동안도 내가 이끄는 안정적인 정부가 들어설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해 총리직을 계속 유지할 의사를 표명했다. 기민-기사당 연합의 총리 후보인 앙겔라 메르켈 기민당 당수는 총선 승리를 선언하면서 연정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켈 당수는 기민당 당사에서 가진 연설에서 "우리는 유권자들로부터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라는 위임을 받았다. 우리는 소수 좌파 정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과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또 "중요한 것은 국민을 위해 안정적인 정부를 구성하는 것이다. 우리는 분명히 이런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롤란트 코흐 헤센주 주총리(기민당)는 이번 선거 결과는 불만족스럽지만 차기 정부를 구성하는 데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당초 보수정당인 기민-기사당 연합과 자민당이 과반수를 획득해 소위 '흑-황 연정'이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왔으나 과반 획득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다양한 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기민-기사당 연합과 사민당 간 대연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메르켈 당수는 선거일 이전에는 사민당과의 연정을 거부했으나 선거 결과에 따라 당 내외로부터 대연정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모두 연정 협상에서 우위를 장담하고 있지만 기민-기사당 연합과 사민당이 모두 다른 2개 정당과 연합할 경우 집권이 가능한 구도가 형성돼 누가 총리가 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민당이 오히려 선택의 폭이 넓은 것으로 보인다. 사민당은 적- 녹 연정에 더해 좌파연합과 적-적-녹 연정을 구성할 경우 과반수를 넘는 310석 정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출구조사 결과 나타났다.
또한 적-녹 연정에 자민당(황색)을 끌어들여 소위 신호등 연정으로 불리는 적- 녹-황 연정을 구성하면 안정적인 과반수를 획득할 수 있다. 사민당 지도부는 보수야당 연정을 저지한 데 대해 안도하면서 향후 연정 협상과정에서 역할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베를린APAFP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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