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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400년만에 되살아난 '존애원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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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를 한바탕 어깨춤으로 장식하려 했던 상주시민들은 3일 졸지에 닥친 공연장 참사로 충격에 휩싸였다. 하지만 시민들은 마냥 주저앉아 있지만은 않았다. 슬픔 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찾고 있는 것이다. 사망자 유족들은 피해보상 논의조차 없었지만 장례를 치르는 예(禮)를 보였다. 시민들은 가장 큰 슬픔에 잠기고 분노해야 할 유족들의 자세를 보며 다시 일어서고 있다. 이제 시민들이 나서 보상문제 등 사고수습에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다.

400여 년 전 임진왜란으로 온 나라가 신음할 때 상주지역 선비들은 십시일반으로 최초 사설의료기관으로 기록된 '존애원'을 설립해 배고픈 이들과 국밥을 나눠먹고, 아픈 이들을 무료로 치료해줬던 '환난상휼(患難相恤)'과 '상부상조(相扶相助)'를 실천한 바 있다.

그 정신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먼저 나선 이들은 36명으로 구성된 '범시민 사고수습을 위한 발기인'. 이들은 지난 6일 상주문화회관에 사무실을 마련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성금을 모으고 민심을 추스르기 위해 나섰다. 또 상주시 남원동과 계림동 주민, 학생, 시청 공무원 등이 성금 모으기에 나서고 유족과 부상자들을 찾아 위로하고 있다. 청년회의소와 로타리클럽, 라이온스클럽,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상주사무국 등 각 단체들도 사고수습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피해자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성명을 냈고 농민회·전교조 등도 시민대책위를 구성해 나서고 있다. 추모집회와 안전문화 실천운동 등 시민들이 참사 교훈을 새기자는 움직임도 보인다.

지도층 일각에서 사고 책임을 서로 떠넘겨 분노를 사고 있지만 상주시민들과 피해자들은 이성적인 대처와 자제로 '상주인의 힘'을 보여 주고 있다. 예부터 '선비의 고장'이라 불린 상주와 시민들의 본 모습이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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