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첼시 추격의 키워드는 '지성-영표'

선두 첼시의 8연승 독주로 나머지 19개 팀이 초반부터 헐떡거려야 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숨을 고르고 있다.

2006독일월드컵 유럽예선으로 12일 간의 장기 휴식기를 보내고 있는 프리미어리그는 오는 15일(이하 한국시간) 재개된다. 각 팀당 38경기를 치러야 하는 대장정 중 약 4분의 1인 7∼8경기를 소화한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공통 목표는 '공적' 첼시를 추격하는 일이다.

러시아 석유재벌인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천문학적 투자의 결실로 가히 유럽 최강의 미드필더.수비진을 구축한 첼시의 연승 행진은 지금까지 전혀 거칠 것이 없었다.

각종 인터넷 사이트의 '유럽 최고의 팀' 서베이에서 유럽 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첼시를 꼽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시즌 초반 6경기는 단 한골도 내주지 않고 파죽의 퍼펙트 6연승 행진이었다.

시즌 8차전에서는 유럽 챔피언 리버풀을 4-1로 대파해 붉은 머플러를 쉴새없이 흔들어댄 안필드(리버풀 홈)의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첼시의 독주 때문에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가 '싱겁게'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현재 8승 무패(득 18 실 2) 첼시의 뒤로는 2위 찰튼(5승2패), 3위 토튼햄 핫스퍼(4승3무1패),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4승2무1패)가 힘겨운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당초 첼시의 리그 2연패를 저지할 후보로 꼽힌 아스날(4승1무2패)은 7위, 리버풀(1승4무1패)은 13위로 한참 처져 있다.

그렇다면 '폭주기관차' 첼시의 거침없는 행진을 저지할 팀은 없는 걸까.

잉글랜드 '스카이스포츠'의 축구 전문기자 이안 숄터는 첼시의 '대항마'로 주저없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꼽았다.

숄터는 "맨유에는 박지성, 웨인 루니, 크리스티아 호나우두가 있고 이들을 장악할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퍼거슨 감독은 포메이션 변경으로 팬들 사이에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4-3-3과 4-4-2(4-4-1-1)를 유기적으로 적용해 특유의 용병술과 카리스마를 살리고 있다는 것.

그리고 퍼거슨의 포메이션에 녹아있는 3명의 영건이 그 다음 요인이다.

지난 1일 풀햄전에서 팀의 3골을 모두 이끌어내며 자신의 이름을 프리미어리그 팬들에게 확실히 각인시킨 박지성과 '악동' 루니, '테크니션' 호나우두의 조화는 맨유의 힘이라는 뜻.

여기에 영광의 트리플크라운을 기억하고 있는 베테랑 3인방 로이 킨,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의 경험이 더해진다면 맨유의 가장 큰 적인 '부상 공백'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게 숄터의 분석이다.

숄터는 박지성에게 체력의 안배와 곳곳에 도사린 부상의 위험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또 어떤 리그보다도 강하게 자신을 압박하는 스트레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지혜도 필요하다는 것.

눈을 런던으로 돌려보면 토튼햄도 나름대로 맨유에 못지않은 '노림수'를 갖고 있다.

토튼햄 왼쪽 라인의 핵 이영표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토튼햄 구단주 다니엘 레비는 마틴 욜 감독에게 "우리는 너무 많은 돈을 선수 이적료에 썼다. 그러니 이번 시즌에는 꼭 우승을 해야만 한다"며 '전례없는 압박'을 가했다고 한다.

레비 구단주의 '협박'은 이영표와 네덜란드 출신의 '싸움닭' 에드가 다비즈를 염두에 둔 듯 하다.

2005-2006 시즌에 대비해 대표적으로 영입한 선수가 이영표와 다비즈이기 때문이다. 이쯤되면 이영표로서는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부담감이라는 것 자체가 팀이 그만큼 선수를 필요로 한다는 반증이다. 토튼햄 팬들은 3주 간의 재활을 거쳐 왼쪽 측면을 헛다리 짚기로 돌파할 이영표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3위 토튼햄이 2위 찰튼을 따라잡는 건 시간문제라는 말도 나온다. 물론 그 중심에는 이영표의 부상 회복이 관건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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