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이나 폭력 등 탈선 위기에 놓인 청소년이 무려 170만 명에 이른다는 사실은 그간 우리 사회가 청소년 문제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했는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최근 청소년위원회가 한국청소년개발원에 의뢰해 조사'분석한 결과는 큰 우려를 낳는다. 가출'폭력'학업중단 등 복합적인 문제로 심각한 위기에 놓인 고(高)위기군 청소년이 10월 현재 41만8천 명, 빈곤'이혼 등 가정문제로 방치할 경우 심각한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중(中)위기군 청소년은 125만8천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고'중위기군 청소년은 모두 167만6천 명으로 중'고'대학생 연령대 전체 청소년 770만 명의 21.8%에 해당한다.
위기 청소년의 대량 발생은 외환위기 이후 계속되는 경제난과 부모의 실직, 이혼 등으로 인한 급속한 가정해체가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1997년 908명이던 청소년 자살이 작년 2천560명으로 182%나 늘었고, 생활보호대상 청소년도 1997년 24만 명 정도에서 작년 93만여 명으로 급증했다.
빈곤과 깨어진 가정, 사회의 무관심이 청소년을 집과 학교에서 멀어지고 하고, 탈선의 유혹 앞으로 내몰고 있다. 싱싱하고 밝게 자라 이 나라를 이끌어가야 할 재목들이 벌써부터 세파에 상처입고 병들어간다면 이는 전적으로 어른들의 잘못이다.
위기의 청소년들에게 신속하고도 적절하게 물적'정신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적 보호장치를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 만시지탄이기는 하나 청소년위원회가 내년부터 전국적으로 청소년 상담지원센터 및 청소년지원센터 설치 등 위기 청소년 안전망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하니 기대된다. 헛구호에 그치지 않는, 청소년의 가슴에 가닿을 수 있는 전방위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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