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은 영국 작가 조지 오웰(George Orwell)이 1945년 발표한 작품이다.인간 존스(Jones)의 농장에서 어느 날 가축들이 존스와 관리인들을 내쫓고 '동물농장'으로 이름을 바꾼 뒤 직접 농장 경영에 나선다. 늙은 수퇘지 올드 메이저(Old Major)의 유언에 따라 인간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 일하고 정당한 대우를 받으라는 가르침을 실천에 옮긴 것.
비교적 지능이 발달한 돼지인 나폴레옹, 스노볼이 주축이 되어 평등한 동물공화국 건설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일요회의도 열고, 문맹퇴치의 학습시간도 가지며 평등 이념에 입각한 이상적 사회 건설을 향해 한발 한발 나간다. 그러던 중 음모가인 나폴레옹은 이상주의자인 스노볼을 추방하고, 그에게 가담했던 동물들도 차례로 처형해서 독재자의 자리를 차지한다.
나폴레옹은 간교한 스퀼러를 대변자로 내세우고 개 9마리를 앞장세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동물들의 자유를 빼앗고, 불평하거나 항의하는 동물을 첩자로 몰아 숙청하고, 작업량은 늘리는 반면 식량배급은 줄이는 등 독재를 일삼는다. 하지만 동물들은 각종 회유와 공포 정치로 나폴레옹에게 세뇌되어버렸다. 우직하게 일만하는 말, 복서(Boxer)가 대표적이다. 복서는 충성을 다해 일하고 결국 과로로 쓰러져 도살업자에게 팔려갔다.
결국 나폴레옹을 둘러싼 지배계급은 그들이 적으로 칭했던 인간들과 상거래를 해 돈을 챙기고, 존스가 살던 농가집으로 이사해서 술을 마시고 침대에서 자는 등 존스 시대의 인간보다 더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며 타락하고 만다. '동물 농장'은 인간 사회의 악폐라고 주정하던 그 상태로 돌아가고 만 것이다.
◇ 생각해 볼 문제
1. "권력은 타락하게 마련이다. 절대 권력은 절대로 타락한다."는 말처럼 권력은 부패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또 모든 권력이 부패한다면 그 어떤 혁명도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일까?
2. 조지 오웰은 하급 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나 상류층 아이들과 차별 받으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 영향으로 그는 '민주적 사회주의자'가 됐다. 현대사회에서 사회주의는 실패한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그러나 당시 지식인들은 사회주의에 상당한 애착을 보였다. 당시 러시아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났던 배경은 무엇일까?
3. 작가는 나폴레옹이 인간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카드 게임을 하다 필킹턴과 동시에 스페이드 에이스를 내놓음으로써 돼지와 인간이 서로 난장판이 되면서 싸우는 것을 다른 동물들이 지켜보는 것으로 끝맺고 있다. 작가가 결론에서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무엇일까?
◆스탈린 체제 비틀어보기
이 작품은 말할 것도 없이 구소련의 스탈린 독재를 비판한 최초의 풍자소설이다. 인간을 노예로 전락시킨 자본주의에 대한 반동 현상으로 생겨난 사회주의 혁명이지만 이 역시 인간을 '수단'으로 삼기는 마찬가지라는 통렬한 비판이 내재돼 있다. 그렇다고 그가 사회주의 사상 자체를 불신한 것은 아니다. 조지 오웰이 꿈꾼 것은 진정한 민주적 사회주의의 실현이었다.
흔히 이 책에서 '올드 메이저'는 민중을 위한 진정한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는 이상사회 건설을 제안하는 마르크스를 상징하고, 민중 위에 군림하려 변질된 사회주의 사상을 가진 '나폴레옹'은 스탈린, 혁명의 숭고한 가치를 지키려다 나폴레옹에게 축출되는 '스노볼'은 트로츠키를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존스는 봉건 정치의 상징인 러시아 황제 니콜라스 2세, 복서는 프롤레타리아, 9마리의 개들은 비밀경찰, 프레드릭은 파쇼 진영을, 필킹턴은 자본주의 진영을 뜻한다.
이 소설은 겉보기에는 타락한 공산주의를 비판하고 있지만 결국은 이상적인 공약과 선동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혁명의 허구성을 꼬집고, 그로 인해 창출된 권력의 타락을 비판한 풍자소설로 시대를 뛰어넘어 우리에게 교훈을 던져준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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