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바 롯데 마린스, 한 수 잘 배웠다. 13일 결승에서 다시 보자.'
역시 일본 야구는 경기력과 경기장 시설, 응원 문화, 질서 등 여러 면에서 한국에 앞서 있었다. 10일 오후 6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2005' 삼성 라이온즈와 지바 롯데 마린스의 경기에서 삼성은 아쉽게 2대6으로 패했지만 경기 내·외적으로 좋은 경험을 했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초반 승부가 기울자 6명의 투수를 투입하고 대타를 적극 활용하는 등 선수들이 도쿄돔에 적응하도록 배려했다. 이날 대구에서 도쿄돔을 찾은 삼성팬들과 그라운드에서 뛴 선수들은 "도쿄돔과 적극적이고 질서 정연한 응원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부러워했다.
△응집력이 승부 갈랐다=삼성은 안타 수에서 10대8로 앞섰으나 결과는 완패였다. 경기 초반 삼성 선발 마틴 바르가스가 너무 쉽게 무너지면서 싱거운 승부가 되고 말았다. 바르가스는 1회말 집중 3안타와 볼넷 1개를 내주며 3실점하는 등 5이닝 동안 5안타, 볼넷 4개로 6실점하는 부진을 보였다. 롯데는 제구력이 좋지 않은 바르가스의 약점을 철저히 이용, 직구만을 노려 쳤다. 롯데의 용병들도 볼에는 방망이가 나가지 않았다.
이후 삼성은 중간계투진들의 안정 속에 6~8회 8안타를 몰아쳤으나 2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6회초 1사 주자 2, 3루에서 양준혁이 2타점 우전안타를 뽑아내며 기세를 올린 것이 전부였다. 7회와 8회초 무사 1루에서는 잇따라 병살타가 나와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중간계투진들의 호투는 큰 위안거리였다. 안지만과 강영식, 권오준, 오승환, 임동규는 6회부터 이어 던지며 3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롯데의 바비 밸런타인 감독도 결승에서의 재격돌을 의식한 듯 주축 투수들을 대거 시험 등판시켰다.
풀리그에서 먼저 1패를 안은 삼성은 이로써 11일 중국전, 12일 대만의 싱농 불스전을 모두 이겨야 결승에 오를 수 있다.
△웅장한 도쿄돔, 관중들의 굉음=5만명 이상을 수용하는 도쿄돔은 1만2천명을 수용하는 대구시민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삼성 관계자들과 대구 야구팬들을 주눅들게 했다. 일본에는 도쿄돔 외에도 후쿠오카, 오사카, 삿포로, 세이부 등 4개의 돔구장이 더 있다.
비록 인조잔디라는 약점이 있지만 도쿄돔은 야구 보는 맛을 느끼게 했다. 1988년 3월 개장, 겉모습이 계란을 닮았다고 해서 '빅 에그(Big egg)'로 불리는 도쿄돔은 좌·우길이 100m, 가운데 길이 122m로 웅장했다.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 데다 응원의 목소리가 바로 전달돼 홈팀에게 절대 유리한 구장이다.
이날 좌석의 절반이 조금 넘는 2만7천305명의 관중이 입장했지만 삼성 선수들은 굉음처럼 들리는 응원의 목소리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양준혁은 인터뷰에서 "타구가 멀리 나가는 것 같다"며 "우리도 빨리 돔구장을 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식 응원, 일본식 응원="단합된 모습의 응원이 인상적이었습니다.(삼성 김한수)" 외야 관중석 전체와 1루 내야석에 자리잡은 롯데 팬들은 소란스러우면서도 질서정연했다. 두드러지게 응원을 주도하는 사람이 없었지만 일치된 동작과 한 목소리를 냈다. 자리에서 일어나 뛰면서 응원하는 모습이 압권이었다. 상대 투수에 대한 야유도 힘이 있었다.
반면 삼성은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치어리더가 주도하는 응원을 펼쳤다. 일본내 삼성그룹 관계사 직원과 가족 900여 명 등 2천여 명의 삼성 팬들은 치어리더들의 신나는 율동을 앞세워 일본 야구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도쿄=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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