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속의 오늘-챔피언 김득구 사망

"작은 관을 하나 준비했다. 싸워서 지면, 링에서 걸어나오지 않겠다." 영원한 '챔피언' 김득구는 자신의 호언장담을 비극적으로 지키며 1982년 11월 1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생을 마감했다. 시저스팰리스호텔 야외 특설링에서 쓰러진 지 나흘 만이었다.

'헝그리 정신' 하나로 역사를 만들던 시절, 김득구도 찢어지게 가난한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친 인물이었다. 빵공장 종업원부터 시작해 구두닦이, 버스 안에서 볼펜 장수 등 안 해본 일이 없었다.

그런 와중에도 책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않고 검정고시까지 치렀다. 그리고 1978년 프로복싱에 정식 데뷔하고 2년 만에 한국 라이트급 타이틀을 획득했다. 1982년에는 동양챔피언에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세계 무대로 뛰어들면서 그의 삶은 역사로만 남게 됐다. 당시 WBA 라이트급 챔피언 맨시니와 맞붙어 투혼을 발휘했다. 처음부터 몸을 사리지 않고 링 중앙에서 맨시니와 주먹을 주고받으며 격렬하게 맞붙었다.

맨시니를 KO 직전까지 몰고 가기도 했다. 용맹한 전투였지만 14회에 쓰러져 뇌사상태에 빠졌다.

가난을 딛고 일어선 성공신화의 주인공이 쓰러진 순간이었다. ▲1787년 프랑스 사진발명가 루이 다게르 출생 ▲1998년 금강산 관광 유람선 '현대금강호', 북한 향해 첫 출항.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