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속의 오늘-남산 외인아파트 철거

1994년 11월 20일 서울 남산의 외인아파트가 폭파 철거됐다. 1990년 서울시가 각계의 의견을 모아 구성한 '남산 제모습 찾기 1백인 시민위원회' 활동의 결과 중 하나였다.

남산 외인아파트는 개발시대의 결과물이었다. 국민소득 170달러, 연간 수출액 5억 달러에 불과하던 시절 수출은 국가적 과제였다. 이를 추진하면서 외국에서 바이어들이 몰려들자 이들이 머물 곳이 필요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남산 외인아파트.

외인아파트는 당연히 화젯거리였다. 16층 1동, 17층 1동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초고층 아파트로 기록됐다. 1969년 9월 착공해 1972년 11월 완공까지 철저한 감독이 진행돼 완벽에 가까울 만큼 튼튼하게 지어졌다. 준공식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기까지 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옥상에 헬리포트를 만드는 등 모든 비상사태에 대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주택공사는 부랴부랴 지시를 이행하고 그 결과를 보고했다.

외인아파트는 이후 일반인들이 드나들 수 없는 치외법권이 되는 등 각종 문제를 만들어냈다. 폭파해체로 얻은 것은 남산의 제모습만이 아니었던 듯.

▲1889년 미국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 출생 ▲2001년 덴마크 총선 70여 년 만에 우파 야당 연합 승리.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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