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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꿈이 있는 인생

오래 전 책에서 읽은 이야기이다. 어떤 톨게이트 매표소에서 일하는 젊은이는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음악을 높이고 춤을 추며 일을 하고 있었다. 왜 그렇게 신이 나는지 물어보니 자신에게는 꿈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댄서가 되고 싶었던 그 청년은 근무하면서 춤을 출 수 있는 데다 자신의 꿈을 이루도록 회사에서 봉급까지 대주니 이렇게 즐거운 일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일을 했다가는 '정신나간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었겠지만.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가슴 속에 꿈을 품고 살아가는 청년의 모습이다. 나는 항상 이 얘기를 떠올릴 때마다 내 인생의 꿈은 정녕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 보기도 한다. 사람은 누구나 꿈을 꾼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현재의 자신과는 다른 그 무엇이 되고 싶은 욕망이 있다. 갓 입사한 신입사원은 빨리 대리가 되고 싶고, 대리는 과장이, 과장은 차장이 되고 싶은 것이다.

이렇듯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지만 가진 돈과 물질은 유한하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희소성의 원칙'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먹고 살기 어렵다고 말하는 이유가 이러한 경제문제 때문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바라볼 때 이 세상에서 욕망을 만족시키고 사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두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꿈의 내용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어떤 꿈은 마음 깊숙이 싹트기도 한다. 그 꿈이 포부가 된다면 그것은 매우 숭고한 것이다. 어렴풋이 지나가는 꿈이 아니라 마음속 깊이 자리한 꿈은 인생을 지탱해주는 지팡이일지도 모른다. 톨게이트 매표소에서 일하는 가난한 청년처럼 꿈은 가슴속에서 희망의 불꽃이 되어 타오른다.

꿈이 있는 인생은 아름답다. 아름다운 인생은 행복하게 사는 것과 다를 수도 있다. 인생에 꿈이 있는 한 어떠한 고난에도 불행하다고 느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 꿈이 다하지 않은 한 비록 지금은 불행해도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다.

박환재 대구가톨릭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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