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은빛 송어

은빛 송어 / 이효석 지음 / 김남극 엮음 / 송태욱 옮김 / 해토펴냄

1941년을 전후해 일제는 태평양 전쟁을 일으키고 우리 민족에게 임전태세와 소위 '내선일체'의 강화를 위해 조선어 말살 정책을 시행했다. 이효석은 당시 일제의 강압이라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일본어로 글을 써야 했다. 은빛 송어는 한국 단편문학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작가 이효석의 일본어 작품집이다. 한 일본인 학자의 도움으로 새롭게 발굴된 작품들과 오역을 바로잡은 기존의 번역된 작품들을 모아 놓았다. 제목이 된 '은빛 송어'는 테이코라는 한 일본 여성을 사모하는 조선 젊은이들의 사랑과 질투를 그린다. '은은한 빛', '가을' '봄옷', '엉컹퀴의 장' 등 5편의 소설과 이효석의 내면이 좀더 분명하게 드러나는 9편의 수필이 한데 엮여 있다. 친일이 강요되던 시대를 지식인으로서 어떻게 살았갔는지 그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아울러 일제 말기 일본어 글쓰기와 관련된 최근의 논의에도 시사점을 던져준다. "이효석은 붓을 놓지 않았지만 1942년 갑지기 병으로 세상을 떠났기에 일어로든 우리말로든 더 많은 작품을 남기지 못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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