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문제는 "외교카드가 될 수 없다"며 한국과 중국을 간접 비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30일 자민당사에서 강연하는 가운데 자신의 야스쿠니 참배와 관련, "일본 국민의 비판도 이해하지 못하겠다. 더구나 외국의 비판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발언은 한국과 중국의 야스쿠니 참배 비판이 역사인식이라기보다 외교카드로 이용하는 것으로 본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고이즈미 총리는 중국이 야스쿠니 참배를 이유로 정상회담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대해 "나는 일·중우호론자라서 우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일본 측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중 양국과의 경제교류는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한두 가지 의견차가 있더라도 전체가 잘못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력불보유를 규정한 헌법개정에 대해서는 "군사력이 없으면 다른 나라가 얕잡아보게 되고 무슨 일을 당할지 알 수 없다"고 말해 군사력 보유는 꼭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전력불보유를 규정한 현행 헌법 9조1항 때문에 "자위대가 위헌이라는 논의가 나오게 된다"면서 헌법을 개정해 자위대를 국방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명확히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은 동아시아 정상회의 등에서 정상회담에 응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힘으로써 당분간 정상교류를 거부하는 것은 물론 그의 야스쿠니참배를 지지하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 등 고이즈미 내각을 아예 무시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도쿄(東京)신문이 보도했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중국 중앙TV는 부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때도 참가 21개국 정상의 영상을 내보내면서 유독 고이즈미 총리의 얼굴만 내보내지 않았다.
중국 언론은 "야스쿠니를 문제삼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밖에 없다"는 아소 외상의 발언도 "일본 외상, 또 엉터리 망언"이라는 제목으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중·일외교소식통은 "중국은 야스쿠니를 둘러싼 일본과의 싸움에서 중국편을 들 국가가 많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여유를 갖고 당분간 사태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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