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는 하얀 까마귀" 비례대표 보좌진들

대구·경북 출신의 국회 비례대표 의원실 보좌진들은 스스로를 '하얀 까마귀'라 부른다. 지역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국회에서 드러내놓고 고향 까마귀임을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까마귀는 까마귀인데 사람들이 몰라보는 하얀 까마귀'라는 것이다.

이는 고향을 상대로 하는 의정활동이 자칫 해당 지역구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것처럼 비쳐지는 경우가 많아 정치적 행보에 각별히 조심하는 비례대표 의원들 정치 풍토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따라서 하얀 까마귀들은 지역 현안을 추진하면서도 다른 지역구 의원들과의 조화에 유념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나라당 서상기 의원실의 박영창 보좌관, 류길호 비서관은 차기 대구시장을 노리는 서 의원의 기획통이다. 최근 한나라당 외곽에서 정책 지원을 했던 박 보좌관은 성광고 출신이고, 류 비서관은 경북고를 졸업했다.

지난달 21일부터 서 의원이 벌이고 있는 '수도권 공장 신·증설 반대 100만 인 서명운동'은 류 비서관의 작품. 인지도가 부족한 서 의원 알리기와 지역사회의 최대 현안을 동시에 부각했다는 점에서 내부 호평을 받았다.

같은 당 윤건영 의원실의 이정 보좌관은 수성구 범어동에서 태어나 경북고를 졸업하고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현대맨'이었다. 연세대 대학원 지도교수이던 윤 의원을 만나 의원 보좌관을 하게 됐다. 지역 차세대 성장산업을 연구 중에 있다.

역시 한나라당인 이주호 의원실의 장영철 비서관은 경북대 정외과를 졸업한 정치희망생. 이 의원이 지역 대언론 관계 부족이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긴급 수혈했다는 후문이다. 교육위 소속 지역 의원이 없어 민원 해결에 대한 그의 역할이 크다.

열린우리당 박찬석 의원실의 백창희 보좌관, 박형룡·송무학 비서관도 지역 출신. 경북대 기획처장으로 재직할 때부터 박 의원을 모셔왔던 백 보좌관은 '자전거' 일로 바쁜 박 의원을 대신해 지역 민원을 해결한다. 경북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박 비서관과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보좌한 송 비서관도 각각 대구와 안동이 고향인 하얀 까마귀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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