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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6자회담 판 깨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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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위조 달러화 유포와 관련된 미국의 대북 금융 제재를 둘러싸고 9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북'미 접촉이 무산됐다. 북한과 미국이 정면 대결하면서, 그 불똥은 6자회담으로 튀는 양상이다. 북핵 6자회담 공동 성명이 나온 지 두 달 반이 지났으나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가지 못한 상태에서 위조 달러로 촉발된 북'미 대립이 내년 1월 재개될 북핵 6자회담을 표류시킬까 걱정이다.

미국과 북한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에 어긋나는 행보를 보여서는 안 된다. 워싱턴 타임스의 보도대로 북한이 1989년 이후 4천500만 달러 이상의 100달러짜리 위조 지폐를 유통시킨 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미국의 금융 제재에 섭섭해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북한 판 위조 달러에 대한 해명을 통해 신뢰부터 회복해야지 이를 6자회담에 연계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미국 역시 북한이 위조 달러를 어떻게 제작하고 유포시켰는지 분명한 근거를 제시, 대북 제재의 타당성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 설령 대북 금융 제재가 타당성을 지니더라도 궁극적인 지향인 북핵의 평화적 해결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북한을 감정적으로 자극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된다. 최근 미국은 위조 달러 건으로 대북 금융 제재를 가한 데 이어 대북 강경파들의 입장을 감안, 예정됐던 북한 식량 지원까지 보류하지 않았는가.

미국이 진정 북한을 개혁 개방으로 이끌고, 또 안전하고 완전하게 핵을 포기해 동북아 평화에 기여하기를 원한다면 대국답게 행동해야 할 것이다. 기아선상에 놓인 북한에 줄 식량 지원마저 자국 내 정세에 따라 유보한다면, 북한이 어떻게 미국을 신뢰하고 북핵 6자회담에 성의있게 나설 수 있겠는가. 북한과 미국의 신중한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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