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드럼세탁기의 진실...세탁은 LG, 건조는 삼성이 우수

지난 달 중순 한국소비자보호원은 국내 드럼세탁기 3개 제품과 와산 1개 제품의 성능 비교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세탁 및 탈수, 건조에 대한 테스트가 이뤄졌지만 정작 언론에서 관심을 갖고 집중 조명했던 부분은 '은나노를 이용한 살균기능이 과장 광고됐다'는 측면에만 치우쳤다. 당시 검사 결과는 '은나노', '은이온', '스팀' 기능을 통한 살균이나 일반 세탁이나 똑같이 99.9% 이상 균이 제거된다는 것. 그렇다면 과연 당시 검사 결과 어떤 제품이 우수한 평가를 받았을까? 세탁 및 탈수, 건조, 세제 등 항목별로 조목조목 품질을 비교해 보자.

▨검사 조건과 제조사별 대상 모델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과 공동으로 품질과 안전에 대해 검사했다. 세탁용량 10㎏급, 건조용량 6㎏급 국내 제품 3개와 외산 제품 1개를 검사했는데, 이번에는 국내 3사 제품의 검사 결과만 싣는다. 각 제조사별 모델은 대우일렉트로닉스는 DWD-115RCH, 삼성전자는 SEW-5HR125AT, LG전자는 WD-CR200C였다. 세탁물은 흰색 천을 인공적으로 오염시킨 천을 사용했다. 시험과정에서 LG제품은 증기발생장치 부분의 누수, 대우제품은 전자회로의 고장이 발생해 해당 부분을 수리한 뒤 시험했다고 소보원은 밝혔다.

▨세탁성능은 LG제품 우수

세탁 온도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냉수세탁, 40℃ 세탁, 60℃ 세탁에서는 LG제품이 우수했고, 삶음세탁은 삼성제품이 우수 판정을 받았다. 냉수세탁은 수돗물을 가열하지 않고 그대로 세탁하는 것. LG는 전기 사용량은 약간 많지만 물 사용량이 적고 세탁력도 높았다. 드럼세탁기의 표준코스에 해당하는 '40℃ 세탁'에서도 세탁력은 별 차이가 없었지만 LG제품이 에너지 사용량이 적고, 세탁시간도 짧아 높은 평가를 받았다. 60℃ 세탁에서도 LG가 전체적으로 고른 분포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우수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아기가 있는 가정이나 삶은 빨래를 많이 하는 가정은 삼성제품이 유리하다. 드럼세탁기의 삶는 기능은 일반 집에서 들통에서 빨래를 삶는 것과는 다소 차이가 난다. 집에서 빨래를 삶으면 물이 끓으면서 100℃를 유지하지만 드럼세탁기는 95℃를 목표로 한다. 하지만 삼성만 89℃로 목표치에 가장 근접했고, 다른 제품들은 80℃ 수준에 머물렀다.

▨건조성능은 삼성제품 우수

드럼세탁기의 두드러진 기능 중 하나가 바로 건조기능이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세탁물을 말릴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엄청난 에너지 소비량은 각오해야 한다. 아울러 고온에서 열풍을 받아 건조되기 때문에 세탁물이 변형 또는 수축되는 현상도 발생한다. 건조기능은 최대 건조용량일 때와 50% 용량만 사용했을 때로 나눠 시험했다. 최대는 6㎏, 50%는 3㎏을 뜻한다.

최대 용량을 건조시켰을 때의 건조도는 삼성이 96%로 가장 높았다. LG는 87%, 대우일렉트로닉스는 78%에 그쳤다. 삼성이 LG보다 건조도는 9% 포인트 높았지만 전기는 1.3배, 물은 4.3배 많이 소비했다. 표시용량의 50%만 넣어 건조했을 경우엔 전 제품이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모두 건조도가 95% 이상 나왔다. 다만 LG와 대우 제품이 물과 전기를 적게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음을 포함한 총평

드럼세탁기의 소음은 일반 세탁기보다 약간 큰 수준. 사용빈도나 동작 시간 등을 고려해서 세탁은 60%, 탈수 30%, 건조 10% 수준으로 설정해 시험한 결과 LG제품이 평균 이상으로 평가됐고, 삼성과 대우일렉트로닉스는 평균 수준을 받았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번 시험 결과에선 LG제품이 가장 뛰어난 평가를 받았다. 세탁 4가지, 건조 2가지와 소음 등 모두 7가지 평가항목 중 LG제품은 4가지 항목(삶음세탁을 제외한 3가지 세탁코스, 소음)에서 별 3개(상대적 우수)를 받았다. 삼성제품은 2가지 항목(삶음세탁, 건조 100% 용량)에서 별 3개를 받았으며, 50% 용량 건조에선 별 1개(상대적 미흡)에 그쳤다. 대우일렉트로닉스 제품은 7가지 항목 모두에서 별 2개(평균적 수준)를 받았다. 다만 세탁물 추가기능, 예약세탁, 버튼잠금 등 편리성 측면에선 삼성제품이 3가지 기능 모두를 갖추고 있었고, LG 및 대우는 세탁물을 추가할 때 동작을 일시정지시켜야 가능했다.

▨드럼세탁기 어떻게 사용해야 하나

드럼세탁기 전용세제를 굳이 사용할 필요는 없다. 전용세제는 거품 발생이 적은 것이 특징이지만 일반 농축세제에 비해 사용량은 2배나 되고 가격도 2배 수준이기 때문에 결국 3~4배 비싼 셈이라고 소보원은 지적했다. 특히 냉수세탁에서는 전용세제와 일반세제 사이에 세탁력 차이가 없었고, 다만 40℃ 및 60℃ 세탁에서 전용세제가 2, 3%씩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건조기능은 급할 때만 사용하도록 충고하고 있다. 아울러 아기옷 등 부득이하게 건조기능을 사용해야 할 경우 가급적 적은 양을 넣도록 해야 한다. 드럼 내부에서 열풍을 받을 때 공간이 넓어야 뽀송뽀송해지고 세탁물 변형도 줄일 수 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