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진위 논란이 황우석 교수와 노성일 이사장의 대립으로 격화되고 있지만 이 사태의 또 다른 핵심 당사자인 문신용·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현재 양측의 주장만으로는 문 교수와 안 교수의 입장이 확실치 않다.
다만 노 이사장은 "16일 오후 PD수첩을 문 교수의 집에서 함께 봤다"면서 "인터뷰 내용에 대해 (문 교수로부터) '잘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대로 하면 문 교수는 황 교수의 배아줄기세포가 가짜라는 노 이사장의 주장에 상당 부분 동조하고 있는 셈이다.
문 교수는 지난 2004년 '인간 배아줄기세포 배양 성공' 논문에서 교신 저자로 등재됐으며 2005년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 배양 성공' 논문에서는 24번째 저자로 올라 있다. 그러나 노 이사장의 주장만으로 문 교수의 입장을 단언하기는 힘들다.
아직까지 황 교수팀에서는 문 교수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문 교수 자신도 일절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그렇지만 황 교수팀 주변 인사들에게서는 문 교수의 입장이 간간이 감지된다.
황 교수팀과 연구협력을 한 인사는 "문 교수는 2004년 논문이 발표된 이후 거의 대외 활동에서 빠져있다시피 했다"면서 "황 교수와는 그동안 여러 차례 접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의 최측근인 안 교수의 입장도 관심거리다.
안 교수는 최근 한 방송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줄기세포를 직접 보거나 실험에 참여할 순 없었지만 서울대에서 사실을 규명할 때 줄기세포가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증명해줘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인터뷰만 놓고 보면 안 교수는 아직도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가 있다는 믿음이 큰 것으로 보인다.
반면 노 이사장 측에서 주장하는 안규리 교수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로부터 줄기세포가 없다는 얘기를 들은 뒤 안규리 교수를 찾아가 이 같은 내용을 전하자 안 교수가 '이미 황 교수로부터 줄기세포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나도 처음 알았다. 그래서 고민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즉 안 교수가 상당부분 황 교수에게서 멀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아무튼 양측의 대립상황에서 문 교수와 안 교수의 입장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이들이 누구보다도 배아줄기세포의 진위에 다가서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들이 어떤 식으로든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과학계의 한 인사는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깊숙이 참여한 두 교수가 진실을 규명하는데 앞장서야 한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국내 과학계에 상처만 깊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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