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 일방처리와 관련해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이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정기국회 마지막날 사학법이 강행 처리되고 난 후 종교계와 교육단체 후원을 등에 업고 본격적인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뒷북을 쳤다는 비판이 아직 뒤따르고 있고 여당은 반쪽국회 개최로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대로 국회 등원을 뒤로 한 채 장외투쟁에 몰두할 경우 새해 예산안 늑장처리에 대한 책임론을 면키 어렵고, 폭설피해 등 민생을 외면하고 정치투쟁에 몰두한다는 비판도 비켜가기 어렵게 됐다.
이 같은 한나라당 처지를 감안한 듯 열린우리당의 한나라당 포위전략은 본격화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20일 한나라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원내대표회담을 열어 폭설대책 관련 상임위원회를 일단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21일에는 이와 관련한 정책협의회까지 개최했다.
그렇지만 박근혜 대표 등 당 지도부 분위기는 완강하다. "누가 뭐래도 우리는 간다"며 '중단 없는 전진'을 외치고 있다. 박 대표는 20일 교육계 원로들을 만난 자리에서 "강하게 버티지 않으면 무너진다"며 사학법 철회 의지를 재차 다짐했다. 이날 당사에서 사학법 투쟁 확대회의를 개최한 것도 이 같은 박 대표 의지가 반영됐다. 당내 이완된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투쟁본부 위원은 물론 국회 상임위원장들까지 불렀다.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퇴로는 없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지방 장외투쟁과는 별도로 의원들 의정보고를 통한 홍보전도 병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김덕룡 의원이 온건론을 펴는 등 서서히 이견도 나오기 시작했다. 김 의원은 "장외투쟁은 하되 등원시점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사학법 통과 후 당 공식회의 석상에서 온건론이 나오기는 처음이다. 관건은 오는 23일 노무현 대통령과 종교계 지도자 면담이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등원 여부는 종교계 등의 투쟁강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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