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산타 아줌마' 빌딩 청소일 후 퇴근길 봉사 김금자씨

빌딩 청소일을 하는 김금자(53·여·대구 동구 용계동) 씨. 그는 매주 월요일 저녁 퇴근길이면 어김없이 대구종합사회복지관으로 향한다. 홀몸노인들에게 나눠줄 밑반찬을 받아가기 위해서다.

하루 종일 빗자루질, 걸레질을 하다보면 몸은 파김치가 되지만 그동안 3년째 한 번도 밑반찬 배달일을 거른 적이 없다. 자신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홀몸노인들이 자꾸만 눈에 밟혀서다.

3년 전 퇴근길에 "가족도 없이 단칸방에 홀로 사는 할머니를 위해 봉사 활동할 사람을 구한다"는 말을 라디오에서 들은 김씨는 이튿날부터 당장 홀몸노인 모시기에 나섰다.

"할머니들이 얼마나 사람을 그리워하는 줄 아세요? 제가 들르면 밑반찬은 뒷전으로 밀어둔 채 제 얼굴을 쓰다듬고 시시콜콜한 일상사를 늘어놓으십니다.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며 손을 놓아주지 않습니다. 이렇게들 좋아하시는데 힘들다고 외면할 수 없지요." 파출부일 등으로 홀로 네 딸을 키워낸 김 씨는 "몸은 무겁지만 할머니들의 정을 듬뿍 받으니 마음만은 부자가 됐다"며 웃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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