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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사랑과 용서 그리고 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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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가 되면 언제나 마음이 바쁘다. 돌이켜보면 숱한 결심 중 절반도 실행되지 않았고, 나머지는 무엇이었는지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맘때면 기쁨 또한 크다. 우리 아이들과 젊은 연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성탄절이 있었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회에 이어 송구영신하는 새해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특별한 날이었다. 멀리 사시는 누님 내외분이 우리집을 방문했다. 그동안 소원했던 다른 친지들도 만나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크리스마스의 이브가 깊어갈 때 우리는 그동안 쌓인 많은 사연들을 나누며 회포를 풀었다. 함께 식사하며 선물도 주고받았다. 그저 마음이 너그러워지는 평화와 은총의 밤이었다.

멀리서 애써 방문한 누님은 다른 친지들과 쌓인 여러 섭섭한 감정조차 한없이 너그럽게 받아주고 있었다. 인생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누님의 여유로움이 아름다웠다. 사람들은 때때로 지나놓고 보면 조그만 일로도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나 또한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불합리한 대로의 사람의 모습이 좋다. 죄도 없고, 잘못도 없고, 고민도 없는 그런 인생은 왠지 우리의 현실적인 삶과는 동떨어진 얘기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인생을 한없이 너그러운 마음으로만 본다면 노자의 말처럼 '다투지 아니함으로써 세상과 다투는 일이 없다'는 경지에 이를 것이다.

나는 세상살이를 지배하는 것은 우리 머리속의 이성이기 보다는 우리 가슴 속의 정열과 따뜻한 마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꾸만 내 마음이 차가워지는 것은 가슴 속에서 젊은 시절의 풀처럼 싱그러운 마음과 어린 시절의 순수한 마음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때로는 내가 지은 죄로 고뇌하고, 때로는 남으로부터 받은 상처로 분노하기도 한다. 나에게 진정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이 있는 한 엎드려 용서를 받을 수도 있고, 남의 허물을 용서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인생을 너무 엄격하게만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부드러운 삶이 내 주변을 사랑하고 용서하며, 타인과 화해할 수 있는 여유를 지니고 있을 것 같아서다.

박환재(대구가톨릭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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