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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들려주는 옛이야기-눈 속의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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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야, 눈이 얼어붙어서 그런지 바람이 몹시 세차게 불어오고 있구나. 이 겨울, 나무들도 몹시 추울 거야. 하지만 그 기상을 굽히지 않고 꿋꿋하게 겨울을 이겨내는 나무들이 많단다. 그 중에서도 소나무는 더욱 그 절개가 굳은 나무로 칭찬을 받고 있지.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처럼 겨울이 추우면 추울수록 이듬해 봄은 더욱 아름다워지는 법이 아니겠니? 추운 겨울을 꿋꿋하게 이겨내어야만 더욱 아름다운 봄을 맞이하게 되는 법이란다.

일찍이 옛 중국의 유명한 학자인 장자(莊子)도 나무의 자세에서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를 배워야 한다고 가르친 바 있단다. 즉 장자는 '하늘로부터 받은 본성을 지켜 여름이나 겨울을 가리지 않고 홀로 푸르러 있는 것은 오직 소나무와 잣나무뿐이다. 그들은 본성을 지키기 때문에 자신을 믿으며 남을 두려워하지 않는 당당함을 가지고 있다'라고 하였단다.

또한 우리 나라의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 선생도 '사람들이 나무를 일컬으면서 맨 먼저 소나무(松)와 잣나무(栢)를 내세우는 것은 송백(松栢)이 차가운 서리와 눈보라를 이겨내는 기개를 지녔으며, 나뭇결이 곱고 그 재목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물론 송백 가운데에도 더러 일찍 말라죽는 것이 있지만 워낙 그 성질이 아름다운 까닭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먼저 일컬어지는 것이다'라고 하였단다. 역시 올곧은 품성을 지켜 바르게 살아가라는 가르침을 주고 있는 것이지.

뿐만 아니고, 옛 선현들은 '경송창어세한(勁松彰於歲寒)'이라 하여 '찬바람이 불고 흰 눈이 날리는 추운 겨울철에 이르러야············· 비로소 소나무의 절개를 우러러 보게 된다'고 노래하였단다. 즉 어려울 때일수록 본성을 지켜 바른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가르침인 것이지.

명필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선생은 그 유명한 '세한도(歲寒圖)'를 남겨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주고 있는데 그 그림에는 선비의 추상같은 기개가 잘 나타나 있단다. 너도 보았을 거야. 눈에 덮인 길쭉한 집 뒤로 추위를 이기며 꿋꿋하게 서 있는 소나무 그림을……. 이 그림에는 소나무가 차가운 땅에 뿌리를 박고 있으면서도 의연한 자태를 유지하고 있지.

이 그림은 추사 선생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제주도로 유배되어 힘든 생활을 하고 있을 때에, 북경에서 귀한 책을 구해 준 제자 이상적(李尙迪)의 인품을 올곧은 송백(松栢)의 지조에 비유하여 그려준 것이란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추사가 유배된 죄인이라 하여 거들떠보지 않은데 비해 이상적만은 관가의 눈을 두려워하지 않고 용기 있게 험한 겨울 바다를 건너 스승을 방문하였단다. 그리고 그가 아끼는 책을 스승께 바쳤지. 이에 대한 답례로 이 '세한도'를 그려주었단다.

우리 조상들은 '송백장청(松栢長靑)'이라는 구절을 즐겨 집안에 걸어두곤 하였는데 '소나무와 잣나무는 길이 푸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이 말도 역시 곧은 절개와 굳은 지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단다.

얘야, 추울수록 더욱 지조를 지키는 소나무처럼 올곧게 자라거라.

심후섭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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