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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산속 깊은 골짜기

광덕 계곡이라 적혀 있네

하얀 물속에 꼬마 물고기

우리는 발을 담그고

하늘을 올려 보았네

더 높은 능선에는 공작새 앉아서

날개를 펼쳐 놓았고

하늘은 저만치 태양열 쟁반 같아라

차돌 바위에 걸터 앉아

씻은 발 자꾸 만져 보네

해는 서산에도 없으니

우리는 발길을 돌려야겠네

안수민(1950∼ ) '광덕계곡'

이 시는 독자들에게 모든 삶이 자연의 섭리를 위배해서는 아니 된다는 놀라운 깨우침으로 다가오는 효과를 지니고 있습니다. 시인은 물론 그런 엄청난 삶의 철학이나 규범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썼을 것입니다. 하지만 조물주는 시인을 통하여 한 번씩 이처럼 놀라운 메시지를 하나의 계시(啓示)처럼 섬광의 느낌으로 전달해주곤 하지요.

지극히 평범하고 반복적인 일몰(日沒)의 과정을 시적 문장으로 서술한 대목입니다. 말하자면 '이제 해가 졌으므로 숙소로 돌아가자'란 뜻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집중해서 읽어보면 '그 어디에도 정신적 광명은 찾아볼 길이 없으므로 우리 자신의 본연적 삶으로 회귀해야 한다'라는 철학적 언급이 들어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런 발견이야말로 우리가 계속해서 좋은 시를 읽고 또 찾는 이유가 아닐까요?

이동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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