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름다운 '하모니' 이루는 세상 됐으면…"

경주관악동호회

"저희들의 연주가 어렵고 힘든 이웃에게 조금이라도 희망과 즐거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연주자들이 관악동호회를 결성, 사람들의 정이 그리운 사회복지시설 등을 찾아 도시를 살맛 나는 곳으로 만들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2002년 8월 결성한 경주관악동호회. 전준식(59·자영업), 안국명(60·전직 교사), 김갑동(57·전문연주가) 씨 등이 '나 자신부터 음악을 즐기고 연주를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해보자'는 취지로 창립했다.

창립 초창기에는 연습할 곳이 마땅치 않아 교육청 지하실과 지하 휴게실·노래방 등 이곳 저곳을 전전해야 했다. 그래도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마음껏 연주를 할 수 있다는 즐거움에 힘든 줄도 몰랐다.

연주와 봉사활동이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면서 초보자에서부터 학창 시절 악기를 다뤘거나 전공했던 사람들 등 회원들이 하나둘 늘어 지금은 36명으로 늘었다. 직업도 교수·의사·교사·공무원·회사원·농업 등 다양하다. 연령도 30대 초반부터 60대 중반까지 폭넓어 연주를 할 때면 세대를 초월한다. 개인 및 직장 사정 등으로 인해 활동이 들쭉날쭉하는 회원들도 있지만 요즘도 25명 정도는 꾸준히 경주 동천동 연습실에 모여 맹연습 중이다.

이들은 매월 1, 2회 천우자애원이나 나자레원, 애가원 등 사회복지시설과 샛빛병원 등을 돌며 무료 위문공연을 한다. 지난 10월부터는 노인대학이나 연주회를 접할 수 없는 지역 주민을 위한 찾아가는 문화활동을 해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중증장애인 및 가족 위안의 날 행사에 초청돼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이동명(40·경주시청 문화관광과) 씨는 "장소와 분위기에 맞고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곡 위주로 연주를 하면 다들 더없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안국명 씨는 "저마다 다른 직업을 가진 우리 동호회원들이 색소폰, 트럼펫, 클라리넷, 아코디언, 기타 등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면서 하모니를 이뤄내듯 우리 사회도 더불어 살면서 살맛 나는 곳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창립 단원이자 회장인 김갑동(57) 씨는 "앞으로 좋은 연주를 들려 주기 위해 더욱 열심히 연습하겠다"며 "우리들의 음악이 필요한 지역이라면 어디나 찾아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주·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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