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체질
자신의 체질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중국과 일본 한의학계에서는 체질에 대해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19세기 이제마가 태음인, 소음인, 태양인, 소양인으로 사상체질 의학을 발표한 이래 꾸준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매스컴에 심심찮게 사상체질이 소개되는 것은 네 가지 체질로 분류되는 단순명료함으로 인해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실제로 사람마다 성격과 체형 등으로 체질을 나눌 수 있으며 같은 체질로 분류된 사람들이 비슷한 병에 걸리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살다 보면 성격과 체형이 바뀌는 등 체질 변화가 일어난다. '사상 체질은 타고난 것이라서 변하지 않는다'는 항간의 믿음은 잘못된 속설이다. 더구나 사람을 네가지 체질로 분류하는게 어려워 전문가마다 판정이 엇갈리는 일도 있다. 만일 체질 판정을 근거로 애써 음식이나 약을 가려 먹다 체질 판정이 불확실한 것으로 드러나면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것이다. 그래서 체질 감별에 필요한 객관성 있는 자료를 얻기 위해 설문을 통해 통계자료를 모으기도 하고 진단기기를 응용하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따라서 체질 감별 내용을 참고는 하되 너무 얽매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의학 원전인 황제내경에는 병이 없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가진 평인(平人)이라는 말이 소개되어 있다. 키가 크든 작든, 흑인이든 백인이든, 세계의 모든 인종이 다 평인이 될 수 있다는 뜻에서 체질보다 앞서는 개념이다.
의학의 목표는 피부색과 골격, 성격이 각양각색인 사람을 평인으로 살게 도와주는 것이다. 체질의학 또한 질병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을 주기 위해 사람의 기질적 성향과 체형을 참고하는 것일 뿐 사람을 체질에 따라 미리 나누어 놓고 무슨 병이 나기 쉬우니 무엇을 먹고 무엇을 가리라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 한의사는 체질 분류나 그 적용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반면 일반인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자신의 체질을 너무 쉽게 진단하는 경향이 있다.
◆침
침은 우리에게 친숙한 치료법이다. 침을 이용한 치료는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한 효력을 볼 수 있으나 자칫 잘못하면 고생만 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결과가 초래 될 수도 있다.
침이 효과를 발휘하는 과정은 논에 물꼬를 터주는 것과 비유하면 이해가 쉽다. 기운이 가라 앉은 사람이 설사를 할 때 정수리 백회혈에 자극을 주면 아래로 처져서 올라오지 못하는 기운을 상하로 유동시켜 설사도 멎고 기운도 차리게 된다.
또 두통은 위로 올라온 기운이 못 내려가서 발생하는 증상이므로 응급 처지법으로 발바닥의 용천혈을 엄지손가락으로 꾹꾹 눌러주면 두통이 진정된다. 이는 발바닥을 자극해 기운을 아래로 끌어 당겨 기운이 상하로 잘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 주었기 때문.
침이 경락을 자극하여 기운의 흐름을 바르게 조절하는 경우는 매우 많다. 그런데 저수지가 말랐는데 논에 물이 모자란다고 억지로 물꼬를 트면 내려오는 물도 부족할 뿐 아니라 저수지는 더욱 매마르게 된다. 마찬가지로 기운이 쇠약해 상하 유동을 할 만한 여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침을 놓으면 효과가 나지 않거나 기운이 더욱 떨어져 몸이 아프고 입맛도 없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만성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 평소 체력에 자신이 없는 사람, 노인이나 어린이, 겁이 많은 사람 등은 침 맞는데 주의해야 한다. 기운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침 치료를 사양하는 한의사의 권고를 흘려 넘기지 말아야 한다.
이경달기자 도움말: 대구시한의사회 홍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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