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부를 수 있어 행복하다."
31일 오후 8시 대구시 남구 대명동 아트홀 하모니아 대명극장은 10여 명의 굵직한 음성에서 빚어지는 화음이 추위를 녹여내고 있었다. 노래자락에 멋을 실어 율동까지 하나로 맞춘 이들은 노래하는 것이 좋아 모인 대구지역의 아버지 및 예비 아버지들.
직장인에서 자영업자까지, 또 20대에서 50대에 이르기까지 직업도 나이도 각양각색이지만 지휘자의 손끝에 따라 이들이 만들어내는 화음은 어느새 하나의 그림을 그려내고 있었다.
대구지역에 아버지 합창단이 탄생한다.음악을 통해 스스로 정서를 순화시키고, 경제 불황으로 어깨를 늘어뜨린 아버지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우자는 취지로 지역의 노래하는 아버지들이 모인 것.
지난해 11월부터 창단 준비에 들어간 아버지합창단은 건축업에 종사하는 설준원(51) 씨를 단장으로 전 대구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 노석동 씨가 지휘를 맡았고, 대구로얄오페라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현영 씨가 음악 트레이너로 참여하고 있다.
대구아버지합창단은 종교적, 사회적 신분을 넘어 순수 아마추어리즘을 표방, 기존의 합창단과 차별화를 두고 있다. 현재까지 모인 단원은 10여 명. 일주일에 한 번씩 퇴근길에 연습실에 들러 화음을 맞출 뿐이지만 연습시간만큼은 모두들 열정으로 뭉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합창단은 20일 창단식 및 창단음악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의 닻을 올린다. 매년 한차례 갖는 정기연주회를 비롯해 타지역의 아버지합창단과의 교류음악회를 열 계획. 나아가 양로원이나 사회복지서설 등 소외된 이웃을 찾아가 넉넉한 아버지의 마음을 노래로 들려줄 계획이다.
오는 9월에는 수성문예회관 개관을 기념해 전국의 아버지합창단을 초청, 대한민국아버지합창제전을 계획하고 있다. 음악을 좋아하는 대구지역 아버지 및 예비아버지면 누구나 합창단원이 될 수 있다.
설 단장은 "스스로 참여한 대구의 아버지들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노래를 통해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랑의 메아리를 울릴 것"이라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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